기설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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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눈이 오기를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는 국가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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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눈이 오기를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는 국가의례.
내용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지속된 농경의례의 하나이다. 눈이 와야 할 시기에 눈이 오지 않는 것도 천재라고 믿어, 음력 11월과 12월에 기설제를 지냈다. 길례(吉禮:나라 제사의 모든 예절) 중 주로 소사(小祀)에 속하나 대사(大祀)로 행한 적도 있다. 농촌에서는 12월 납일(臘日 : 동지로부터 세번째 戌日)까지 눈이 세번 오면 이듬해에 풍년이 들고, 눈이 오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고 하여 기우제처럼 기설제를 지냈다.

기설제에 관한 문헌기록은 고려시대에 비로소 나타난다. 『고려사』 세가(世家) 권4 1016년(현종 7) 11월조를 비롯하여 1086년 10·11월(선종 3), 1090년 12월(선종 7), 1091년 11월(선종 8), 1102년 12월(숙종 7), 1104년 11월(숙종 9), 1131년 11월(인종 9), 1146년(인종 24), 1147년(의종 1) 등에 그 기록이 있다. 그리고 『고려사』 예지(禮志) 권17 길례 잡사(雜祀), 1049년(문종 5) 12월에는, “대설(大雪)의 절후에 눈이 한 자가 안 되어 날을 받아서 천상(天上)에 기설(祈雪)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예부에서 아뢰기를 중동(仲冬:동짓달) 이래로 눈이 한 자가 안 되지만, 다시 비가 많이 내렸고 입춘이 가까우므로 기설은 마땅하지 않다고 하여 지내지 않았다.”고 하였다.

제의는 기우제를 지내는 산천 · 군망(群望) · 신묘(神廟) · 종묘 · 사직 등에서 지냈으며, 숙종 9년 11월과 인종 9년에는 대사로 행하였다. 제의형식은 도교식 제의인 초제(醮祭)로 지내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1440년(세종 22) 11월을 비롯하여 1546년(명종 1), 1560년(명종 15), 1678년(숙종 4), 1682년(숙종 8), 1683년(숙종 9), 1690년(숙종 16), 1696년(숙종 22), 1704년(숙종 30), 1733년(영조 9), 1734년(영조 10), 1742년(영조 18), 1861년(철종 12), 1865년(고종 2)에 기설제의 기록이 나타나며, 숙종 때 가장 많이 행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1512년(중종 7)에는 “기설한 일이 『소문충공문집(蘇文忠公文集)』(소동파의 문집)에 있다 하여, 예조에서는 이를 행할 뜻이 있었으나 왕은 우리나라에서 행하는 바가 아니라고 하여 행하지 않게 했다.”고 한다.

한편, 명종 1년에는 “겨울이 따뜻해지자 일찍이 세전(歲前)의 기설은 송(宋)의 인종(仁宗) 때에도 있었다고 하여, 그 행한 예에 따라 기설을 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제의는 종묘 · 사직 · 북교(北郊)에는 정2품관을 보내 지내고, 풍운(風雲) · 뇌우(雷雨) · 산천 · 우사단(雩祀壇)과 삼각산 · 목멱산(木覓山) · 한강 등에는 근시관(近侍官)을 파견, 주재하게 하였다. 영조 때는 왕이 직접 사직에 제사를 지냈다.

이와 같은 기설제에 대한 기록은 기우제에 비하여 매우 드문 편이기는 하였으나, 겨울에 눈이 많이 오기를 빌어 풍년을 염원하였던 농본국의 중농사상을 엿볼 수 있다.

참고문헌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한국자연신앙연구』(김영진, 청주대학교인문과학연구소, 1985)
『한국민속대관』 4-세시풍속·민속놀이-(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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