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잣집에 딸 셋이 있었는데, 하루는 아버지가 세 딸을 불러 누구 덕에 먹고사느냐고 물었다. 첫째와 둘째는 아버지 덕에 산다고 말했지만, 막내딸은 자기 복에 산다고 대답하여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막내딸은 산속으로 들어갔다가 초가집에 사는 할머니와 숯을 구워 파는 할머니의 아들을 만나게 되고, 숯구이 총각에게 혼인을 제안한다. 그녀는 가난한 숯구이 총각과 함께 살다가 숯구덩이에서 금덩이를 발견하고, 그 금을 팔아 큰 부자가 된다. 막내딸이 큰 집을 짓고 거지 잔치를 열었는데, 딸이 나간 후 갑자기 거지가 된 부모가 찾아왔다. 부모는 성공한 딸을 보고 자신의 과오를 뉘우쳤고, 막내딸은 부모를 모시고 살게 된다.
일반담(一般譚)에 속하며, 「쫓겨난 여인 발복 설화(發福說話)」, 「숯구이 총각의 생금장」, 「복 많은 백정의 딸」, 「막내딸과 숯구이 총각」 등으로도 불린다. 우리나라 전 지역에 두루 분포되어 있다. 아버지가 딸을 쫓아내는 대신 가난한 총각에게 주어 버린다는 경우도 있으나, 축출(逐出)의 속성은 유지된다. 쫓겨난 딸이 만나는 사람이 거지, 마 캐는 총각, 머슴 등으로 나타나지만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점은 같고, 금을 발견하는 장소가 부뚜막, 샘, 돌담, 마, 구덩이 등으로 달라지기도 하지만 남자가 생활하는 부근이라는 점에는 차이가 없다. 아버지를 다시 만나는 부분에서도 다양한 변이가 일어나는데, 딸이 사는 모습을 궁금히 여긴 아버지가 찾아와 만나는 경우, 거지가 된 아버지가 동냥 와서 만나는 경우, 딸이 걸인 잔치를 열어 만나는 경우, 대문을 여닫을 때마다 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나거나 ‘내 복에 산다’는 소리가 나서 만나게 되는 경우 등이 있다.
보다 주목해야 할 변이는 「복진 며느리」 유형으로, 백정 딸이 양반 아들과 혼인해 살다가 쫓겨나 숯구이 총각을 만나고, 부자가 된 후 거지가 된 남편을 다시 만나 살았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이다. 두 이야기는 복을 타고난 여인과 금을 발견하여 부자가 된 여인 화소(話素)를 공유한다. 하지만 「내 복에 산다는 딸」 설화는 여성의 분리, 독립, 성취라는 입사 과정에 초점을 두어 여성 구연자들이 선호하는 유형인 반면에, 「복진 며느리」 유형은 여성의 복이 남편과 가문을 위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는 신화적 주제가 현모양처라는 가부장적 윤리로 바뀌어 남성 구연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쫓겨난 여인이 행운을 얻은 것은 우연한 것만은 아니고, 소중한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지혜와 새로운 삶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설화에는 기존의 관습적 사고를 강요하는 사람들의 구속을 떨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때 새로운 삶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긍정적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 아버지에게서 쫓겨난 「내 복에 산다는 딸」은 아버지와 딸 사이에 갈등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삼국사기』 권45에 수록된 「온달설화(溫達說話)」와 비슷하며, 「복진 며느리」처럼 남편에게서 쫓겨난 이야기는 남자와 여자 사이의 신분적 갈등이 문제되고 있어 『삼국유사』 권2에 전하는 「무왕설화(武王說話)」와 관련이 깊다.
한편 제주도의 서사무가인 「삼공본풀이」에도 이 설화의 내용이 나타나고 있다. 주인공 가믄장아기는 「내 복에 산다는 딸」의 막내딸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 신으로 좌정한다. 이로 볼 때, 이 설화는 그 생성 연대가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추측되며, 막내딸에 내재한 신적 속성을 알 수 있다. 이 설화와 비슷한 이야기가 중국, 일본, 미얀마, 대만, 인도 등에서 확인된다. 서양의 것과는 의외의 행운이라는 모티프에서 일치하나, 유형 구조와 주제에서 차이가 있으며, 일본의 것은 우리나라 설화와 거의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