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는 생전에 원한을 품고 죽은 사람이 뒤에 원령(怨靈)이 되어 살아 있는 다른 사람에게 나타나 그에게 자신의 원한을 풀어 달라고 의탁하게 되고, 몇 차례 시행착오를 겪은 뒤에 비로소 그 원한을 풀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때로는 죽은 뒤에 발생한 한을 풀려고 생존자에게 의탁하는 경우도 있다.
「신원설화」는 대개 여인이 정절을 모함 받거나 지키려다 죽은 유형인 정절형과 억울하게 죽은 역사적 인물이 마을의 당신으로 좌정하는 유형인 좌정형으로 나눌 수 있다. 정절형의 경우 대표적으로 「장화 홍련 설화」, 밀양의 「아랑 설화」가 있다.
정절형은 대체로 비명횡사한 여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그녀는 자신이 살던 고을 원에게 자신의 원한을 씻어 달라고 영혼이 되어 나타난다. 고을에 부임한 원마다 이 원령의 출현에 기절하여 죽고 만다. 이런 일이 몇 차례 되풀이되고 결국에는 그 고을 원을 자청하는 자, 즉 담력이 세어 웬만한 경우에도 견딜 수 있는 자에게까지 그 일이 돌아온다. 그리하여 부임한 원은 도임 첫날밤에 그 원령을 만나 그 원한의 이유을 듣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그리고 그 억울하게 유명을 달리한 영혼의 원한을 풀어 준다.
좌정형은 억울하게 죽은 인물이 마을 사람의 꿈에 나타나고, 사람들이 동회(洞會)를 열어 한을 풀어줄 방법을 논의한 후 그 원령을 당신(堂神)으로 좌정시켜 제향함으로써 원한을 푸는 것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임경업, 금성대군, 최영 장군, 공민왕, 단종처럼 역사적 인물이 당신이 된 경우 대개 신원을 배경으로 한다. 역모의 누명을 쓰고 죽은 임경업은 서해 마을의 조기잡이 신이 되었고, 단종 복위를 꾀하다 죽은 금성대군은 영주시 순흥면 죽동의 당신이 되었다.
「신원설화」는 민속 신앙적인 성격을 띤다. 즉 「신원설화」에는 원시 종교적인 특성(영혼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민속 신앙적인 성격을 띠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혼을 육체에 머무르고 있으며 그 사후에 남을 수 있는 인격적 존재라고 인식한다. 그 영혼은 다분히 형체적인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영혼은 비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상상한다. 더욱이 죽은 사람의 혼령에 대한 관념은 시체로부터 유리된 넋을 두려운 것으로 인식하게 하고, 또는 더러운 것으로 인식하게 하며, 또는 죽은 사람을 안타갑게 여기고 죽은 넋을 존중하여 받들어야 할 것으로 인식하게 한다. 이러한 인식들은 오늘날 모두 혼융(混融)되어 일종의 장례 의식의 절차로까지 굳어지고 있으나, 신원의 경우 대체로 첫 번째의 사고가 지배적이다. 이와 같은 민간 신앙적 사고는 오늘날에도 아직 그 풍속이 전승되고 있는데, 가령 죽은 사람이 미혼의 여성일 경우에 장례 때에 남복을 입혀서 보내는 풍속이 그러하다.
「신원설화」는 원한을 지닌 이들에게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억울한 사연에 관한 의미를 탐색하며 이를 해소시켜야 한다는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원설화」에서 '원혼의 말하기'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없는 처지의 사람들이 억울한 일에 대한 자기 입장을 드러내는 방식을 취한다. 이러한 점에서, 「신원설화」는 주류에서 밀려난 주변인들이 제도나 규범, 통념을 비판하는 대항 담론적 성격을 지닌다는 사회 문화적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