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육체와 여러 개의 넋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15세 이하의 어린아이는 이 육체와 넋의 결합이 불안정하여 조금만 잘못하면 넋이 이탈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넋이 이탈하는 계기는 높은 곳에서 넘어졌을 때, 나무에서 떨어졌을 때, 물에 빠졌을 때,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등 위험한 상황을 만나 깜짝 놀랐을 때이다.
넋이 빠져나가면 아이는 평상시와 달리 잠을 자다가 깜짝깜짝 놀라 울기도 하고, 식욕이 없어지고 소화가 안 되며, 날이 지나면 안색이 창백해지고 기력이 없어져간다. 이러면 ‘넋났다’라고 하여 넋이 나갔다고 판단하고 심방을 빌어 넋들임을 한다.
넋들임은 비념(병이 낫게 해 달라고 비는 작은 규모의 의례) 형식의 넋들임과 굿 형식의 넋들임이 있다. 비념 형식의 넋들임은 간단한 기원 형식의 의례로 평복 차림의 심방이 떨어져 나간 아이의 넋을 불러 그 육체 속에 들여 넣는 것이다. 곧 넋이 떨어져 나간 장소에 쌀그릇 · 물그릇 그리고 환자인 아이의 저고리를 올려놓은 제상을 차리고, 심방이 서서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하여 넋을 잃었는데, 삼승할마님[産神]께서 넋을 찾아 들여 넣어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빈다.
그 후 환자의 저고리를 두 손에 벌려 들고, “성은 무슨 씨 몇 살 마흔여덟 상가메[정수리]로 초넋 돌아옵서!”, “서른여덟 중가메로 이넋 돌아옵서!”, “어 넋들라, 넋들라!”라는 식으로 큰 소리로 넋을 불러 저고리로 넋을 거두어 싸는 동작을 하고는 저고리를 환자의 머리에 얹어서 “어, 코─”하고 소리를 내면서 큰 숨을 환자의 머리에 불어넣는다. 이는 정수리로 넋을 불어넣는 행위인 것이다.
다음은 환자의 이름을 세 번 불러 환자로 하여금 대답하게 하여 넋이 돌아왔음을 확인하고 제상의 물을 세 모금 먹여서 들어온 넋을 진정시킨다. 이로써 넋들임은 끝난 것이지만, 넋이 나간 사이에 ‘새[邪]’가 범접했을지도 모르므로 ‘새ᄃᆞ림’ 제차를 첨가하여 행하고 끝을 맺는다.
굿 형식의 넋들임은 비념 형식의 넋들임으로써 효험이 없을 경우 규모를 크게 하여 굿청을 차리고, 초감제 · 추물공연 · 넋들임 · 새ᄃᆞ림 · 잡귀풀이 · 도진의 순으로 진행하는데, 그 중심 제차인 넋들임은 비념 형식의 그것과 거의 같다.
이 넋들임은 우리 민족의 영혼관에 기초를 둔 치병의례로 시베리아와 오키나와의 샤먼의례에도 비슷한 것이 있어 그 분포는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