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헌의 저자에 대해서는 그간 필사본에 나오는 '청구사문 견등지보(青丘沙門見登之補)'라는 문구에 근거하여, 신라의 승려 견등으로 보았다. 다만 근래의 연구에 따르면, 이는 8세기에 활동했던 일본의 승려 지쿄[智憬]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저자에 대한 혼동이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먼저 견등과 지쿄에게 유사한 명칭의 저술이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견등에게는 유식기신론동현장(唯識起信論同玄章)이라는 저술이 있었고, 지쿄에게는 대승기신론동이약집(大乘起信論同異略集)이라는 저술이 있었는데, 후대에 이르면서 이에 대한 혼동이 생겨 이 문헌이 견등의 것으로 여겨졌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의 불교 문헌 목록에서는 14세기까지는 대승기신론동이약집의 저자를 모두 지쿄로 기재하였지만, 19세기 이후에는 모두 견등으로 기재하고 있는데, 이는 지쿄의 사상이 일본 불교계에서 점차 망각되어 갔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다음으로 이 문헌에 기재된 '청구사문 견등지보'라는 문구에 대해서는 견등이 지쿄의 문헌에 대해 지극히 일부의 내용을 보완한 것이라는 가능성과 더불어 저자에 대한 혼동으로 인해 그렇게 기재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문헌의 저자 지쿄는 서문에서 자신의 스승으로 언급한 종산 승통(鐘山僧統) 곧 료벤[良辯, 689-773]의 제자로서, 749년부터 4년 동안 동대사(東大寺) 견색당(羂索堂)에서 화엄경을 강설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는 741년까지 사미의 신분이었고, 또한 이 문헌에 인용된 대불정수능엄경의 일본 수입 시기를 고려할 경우 그가 이 책을 저술한 시기는 대략 780년경으로 추정된다.
2권.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진리동이문(眞理同異門)에서는 두 논서에서 진리(眞理), 곧 참된 이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밝히고 있다. 『성유식론』에서는 참된 이치는 변할 수도 없고 움직일 수도 없는 부동의 것으로 본 데 대하여, 『대승기신론』에서는 불변의 체(體)와 인연 따라 변할 수 있는 용(用)으로 구분하되, 이 체와 용이 같은 것도 다른 것도 아니라고 보았다. 즉, 현상과 본체, 공(空)과 유(有), 생사와 열반 등의 상대적인 양면을 결코 분리시킬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본 것이다.
② 진지동이문(眞智同異門)에서는 참된 지혜에 관해서 밝혔다. 『성유식론』에서는 번뇌 속에 있는 식(識)을 갈고 닦아 참된 지혜를 얻게 된다고 보고, 미세한 번뇌와 관련된 제8식 아뢰야식(阿賴耶識)을 뒤바꾸어 부처의 대원경지(大圓鏡智)가 획득된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승기신론』에서는 중생이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본각(本覺)을 깨닫는 것이 시각(始覺)이고, 시각을 통해서 본각을 회복해 가지면 대원경지를 갖추고 있었음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고 보았다.
③ 팔식동이문(八識同異門)에서는 제8식인 아뢰야식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밝히고 있다. 『성유식론』에서는 8식 안에 주관과 객관이 분명하게 나뉘어 있을 뿐 아니라 대상을 인식하는 견분(見分)과 인식의 대상이 되는 상분(相分)을 별체라고 주장하였고, 『대승기신론』에서는 제8식을 진여(眞如)가 인연에 따름으로써 생겨나는 것이라고 하여 아뢰야식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④ 유식동이문(唯識同異門)에서는 모든 현상이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비교하였다. 『성유식론』에서는 일체의 만법(萬法)이 모두 아뢰야식의 소산이라고 하는 아뢰야식연기설을 주장하였고, 『대승기신론』에서는 진여가 인연을 따라 전개되어 일체가 성립된다는 진여연기설로 풀이하였다.
⑤ 훈습동이문(薰習同異門)에서는 중생의 훈습 작용이 진여와 어떤 관계에 있는가를 밝혔다. 『성유식론』에서는 진여 자체는 작용의 능력이 없고 오직 아뢰야식이 주체가 되어 훈습을 일으킨다고 보았으며, 『대승기신론』에서는 진여가 인연에 따라서 훈습을 일으킨다고 보았다.
⑥ 삼신동이문(三身同異門)에서는 부처의 삼신설(三身說)에 관해서 비교하였다. 『성유식론』에서는 청정한 세계 그 자체인 자성신(自性身), 초지(初地) 이상의 보살이 얻는 타수용신(他受用身), 초지 이하의 보살과 이승(二乘) · 범부를 제도하기 위해서 나타내는 변화신(變化身)의 삼신으로 나누었다. 『대승기신론』에서는 범부와 이승들이 볼 수 있는 응신(應身), 초지부터 10지의 법운지(法雲地)의 경지에 있는 보살이 보는 보신(報身), 근본무명을 완전히 없앤 부처가 볼 수 있는 법신(法身)의 삼신으로 나누어서 설명하였다.
⑦ 집장동이문(執障同異門)에서는 아집(我執)과 법집(法執),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에 대한 차이점을 밝혔다. 『성유식론』에서는 아집을 근본번뇌로 보았으나, 『대승기신론』에서는 육종염심(六種染心)을 번뇌장으로 보고 근본무명을 소지장으로 파악하고 있다.
⑧ 위행동이문(位行同異門)에서는 어떠한 수행의 과정을 거쳐야 최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가를 밝히고 있다. 『성유식론』에서는 자량위(資糧位)→가행위(加行位)→통달위(通達位)→수도위(修道位)→구경위(究竟位)의 5위(位)로 나누었고, 『대승기신론』에서는 네 가지 신심과 불각(不覺)→상사각(相似覺)→수분각(隨分覺)→구경각(究竟覺)의 네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하였다.
이 책은 현재 신라의 견등이 아니라 8세기 일본의 승려 지쿄의 저술로 판명되었다. 이 책은 『성유식론』과 『대승기신론』의 동이점을 여덟 가지 기준에 의해 자세히 판명한 것이므로, 8세기 일본의 불교계에서 유식 사상과 여래장 사상의 차이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라는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