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比丘) 6물(物) 또는 18물의 하나로서, 발(鉢)이라고도 하며, 발우(鉢盂)라고도 쓴다. 이는 바루의 범어(pātra)를 음사한 발다라(鉢多羅)의 약칭으로, 번역하면 응기(應器) 또는 응량기(應量器)라고도 한다. 즉, 부처님과 그 제자가 지니는 식기로서, 색과 재질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로 언급되고 있다.
『사분율(四分律)』에서는 6종의 발우를 열거하였으나 대체로 철발(鐵鉢:쇠그릇)과 이발(泥鉢:토기)로 나누어진다. 그 밖에 목발(木鉢)이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크게 유행하였으나 이를 외도(外道:다른 종교)의 기물이라 하여 금지하기도 하였다. 또, 『십송률(十誦律)』 제56권에서는 금발(金鉢)·은발(銀鉢)·유리발(琉璃鉢)·마니발(摩尼鉢)·동발(銅鉢)·백랍발(白鑞鉢)·목발(木鉢)·석발(石鉢) 등 8종의 바루를 열거하고 있다.
비구들은 대체로 철발 또는 와발(瓦鉢:泥鉢 또는 土鉢을 말함)을 쓰고, 부처님은 홀로 석발을 사용한다고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조선시대에 성행하였던 목발은 바루의 표면에 옻칠을 하여 사용하였으나 본래의 법식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바루의 색은 공작새의 색깔, 가릉빈가의 색깔, 비둘기의 색깔 등 3색을 불에 쪼여낸다고 하였으나(摩訶僧祗律 第29) 매우 추상적인 색깔이다. 다만 철발은 불에 다섯 번 쬐어 색깔을 내고 토발은 두 번 쬐어 색깔을 낸다고 하였다.
또, 바루 외에 3개의 식기가 더 있는데, 밥을 받는 것만이 '어시발우'라는 바루이고, 나머지는 '분자'라고 하여 국, 반찬, 물을 받는 용도에 따라 ‘1분자’, ‘2분자’, '3분자'라고 한다. 부처님은 사천왕(四天王)으로부터 네 개의 바루를 받았을 때 이를 합하여 하나로 만들었다고 하여 밥을 받는 가장 큰 식기만이 '바루'라고 불리며 다른 3개는 '분자'로 불린다. 현재 인도나 남방불교계통에서는 걸식할 때 하나의 바루를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네 개를 합하여 보관하였다가 바루공양 때에는 펼쳐 놓고 쓰게 된다.
또, 바루를 가지고 공양(밥)을 받는 것을 탁발(托鉢)이라 하여 출가자의 중요한 수행으로 삼는다. 국내에 현존하는 바루 가운데 와발은 흔하지 않고, 철발의 경우는 고려시대의 제품이 있어 주목된다. 이는 두드려서 만든 얇은 오동(烏銅:검은 구리) 제품이 대부분이며, 고대의 것으로는 바루형 토기제품이 있으나 실제로 이것이 바루로서 사용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