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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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비유하여 표현하는 수사법.
내용 요약

비유법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비유하여 표현하는 수사법이다. 유추를 기반으로 하여 이해하려고 하는 미지의 언어를 이미 알고 있는 언어로 이동시키거나 변화시키는 표현기법이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원관념이라 하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빌려온 대상을 보조관념이라 한다. 표현의 구체성·직접성·선명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일상어에도 있지만 문학작품에서 특히 많이 쓰여 작가의 정서를 형상화하고 대상의 새로운 모습이나 의미의 발견을 유도한다. 비유법에는 직유법·은유법·대유법·의인법·활유법·풍유법·의성법·의태법 등이 있다.

정의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비유하여 표현하는 수사법.
개설

유추(類推, analogy)를 기본으로 삼아 이해하려고 하는 미지의 언어를 이미 알고 있는 언어로 이동시키거나 변화시키는 표현기법이다. 이때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이나 사상을 원관념(tenor)이라 하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빌려온 대상이나 사상을 보조관념(vehicle)이라 한다.

비유법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흔히 축어적(逐語的, literal) 의미와 분별되는 ‘사고의 비유’와 표준적인 일상 언어와 분별되는 수사적 비유라고 할 ‘표현의 비유’로 고전시대로부터 분류되어 왔다. 오늘날 문학기법에서 논의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후자를 일컫는다.

비유법에서 사용되는 보조관념은 원관념을 표현하기 위해 끌어온 것이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는 반드시 유사성이나 유추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유사성이나 유추관계는 인간의 경험이라는 공통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어야 하므로 그러한 인간의 공통적 경험에 의해 인정받은 것이라야만 한다. 이에 따라 인간은 알려진 경험에서 오는 익숙한 대상과의 유사성이나 유추관계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새로운 경험 세계를 공통적으로 확장시켜 나가게 된다.

비유를 성립시키는 이와 같은 유사성이나 유추관계는 언어기호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비유는 새로운 경험세계를 언어기호화하는 과정에서 언어기호의 구조와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다. 이러한 관계는 언어기호의 기본 속성 중의 하나인 계열(系列的, paradigmatic)과 결합(統合的, syntagmatic)이라는 양축을 근간으로 이루어진다.

대개의 경우 비유법은 표현의 구체성, 직접성, 선명성을 높이는 수단이 되며, 일상어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학 작품에서 특히 많이 쓰인다. 비유법은 사물을 통하여 작가의 정서를 형상화하고, 대상의 새로운 모습이나 의미의 발견을 유도한다. 또한 추상적 의미를 구체화하거나 가시화함으로써 의미와 정서를 확대하고, 작품 안의 내용과 형식을 긴밀히 연결시켜 작품 전체의 유기성을 강화한다.

비유법에는 직유법(直喩法) · 은유법(隱喩法) · 대유법(代喩法) · 의인법(擬人法) · 활유법(活喩法) · 풍유법(諷喩法) · 의성법(擬聲法) · 의태법(擬態法) 등이 있고, 대유법은 제유법(提喩法) · 환유법(換喩法)으로 나눌 수 있다.

내용

비유의 기법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직유법(直喩法)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 즉 원관념(A)을 유사성이 있는 다른 대상, 즉 보조관념(B)을 이용하여 나타내는 기법으로 ‘A는 B와 같다’는 형식을 취한다. 흔히 ‘B 같은 A’라는 구조로 나타내며 ‘같은’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처럼, 인 양, -듯이, -같이’ 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직유법에서도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에 유사성이나 유추관계가 성립되어야 하는 점이 은유법과 같다. 그러나 양자에서 이러한 유사성이나 유추관계는 밀접한 것일수록 진부한 비유가 된다.

가령 ‘호수같이 맑은 하늘’이나 ‘달덩이처럼 고운 얼굴’ 등의 비유는 이미 알려진 것이어서 진부한 느낌을 준다. 반대로 ‘깨금알같이 오도독 깨어질 듯한 맑은 하늘’에서는 하늘의 맑음을 오도독 깨어질 듯한 깨금알에 비유함으로써 참신함과 신선함을 부여한다.

직유법은 일상의 언어생활에서 가장 폭넓게 쓰이는 기본적인 비유법으로서 고전작품으로부터 현대문장에 이르기까지 널리 애용된다.

(2) 은유법(隱喩法)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비겨서 표현하는 비유법의 하나로, 직유(直喩)와 대조되는 용어이며, 암유(暗喩)라 불리기도 한다. 직유가 ‘A는 B와 같다’나 ‘B 같은 A’와 같은 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 A를 다른 대상 B에 동등하게 비유하는 것이라면, 은유는 ‘A는 B이다’나 ‘B인 A’와 같이 A를 B로 대치하는 비유법이다. 즉, 은유는 표현하고자 하는 것, 곧 원관념(tenor)과 비유되는 것, 곧 보조관념(vehicle)을 동일시하여 다루는 기법이다. 이때 표현대상인 원관념 A와 비유적 대치물 즉 보조관념인 B 사이의 관계는 등가성(等價性, equivalence)의 원리가 작용하며, 이 원리는 유사성 혹은 유추관계를 바탕에서 이루어진다.

가령 ‘봄은 천지의 소녀, 소녀는 인생의 봄’에서 자연의 순환적 계절인 ‘봄’과 한 여인으로 성숙하기 직전의 ‘소녀’가 ‘발랄한 생기의 태동’이라는 유추관계에 의해 등가성으로 맺어진 은유이고, ‘그리움에 내 가슴은 불 붙는다.’라는 비유는 타오르는 ‘불’의 운동이 가슴 저리는 ‘마음의 운동’과 등가성으로 제시된 은유인 것이다.

그런데 은유란 의미의 전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시나 소설에서만 사용되는 특수한 용법이 아니라 일상적 언어기호의 일반적 속성이기도 하다. 모든 언어기호란 인간이 경험하는 현실세계를 의미화해 주는 전의의 구실을 그 기본적 속성으로 하기 때문이다. 일상용어 가운데에도 은유에 의하여 성립된 단어 표현이 많다. 이처럼 이미 굳어져 발생 당시의 신선감이나 생명감을 상실한 은유를 사은유(死隱喩, dead metaphor)라고 한다. ‘꿈’(희망) · ‘소’(우직한 사람) · ‘찰거머리’(들러붙어 괴롭히는 사람) 등이 그 예일 것이다.

은유는 새로운 단어의 형성, 곧 조어(造語)에 크게 기여한다. ‘책상다리, 병목, 바늘귀, 저울눈, 보조개(볼+조개)’ 등과 같이 주로 합성법에 의한 단어 형성은 은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3) 풍유법(諷諭法/諷喩法)

은유법이 고도로 발전된 비유법을 풍유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은유법이 가지고 있는 형식 중에서 원관념을 숨기고 보조관념만을 제시하여 보조관념 뒤에 숨겨진 풍자적이고 암시적인 원관념의 의미를 밝혀내도록 하는 비유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들이 그 분명한 뜻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풍유법이 발생된 주변 환경을 면밀히 고려하여야만 한다.

이러한 풍유법의 대표적인 예들은 속담이나 격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라는 속담에서 ‘미물인 지렁이’와 ‘남에게 억눌림만 받고 있는 하찮은 인간’이라는 공통의 의미내역이 유추관계로 맺어지면서 의미가 전의되어 ‘아무리 보잘것없는 인간이라도 지나치게 억누르면 반항한다.’라는 뜻을 암시하게 되는 것이다.

(4) 대유법(代喩法)

직접 그 사물의 명칭을 쓰지 않고 그 일부로써 혹은 그 사물의 특징으로써 전체를 나타내는 방법으로써 이에는 '제유법'과 '환유법'이 있다. 제유법은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어느 한 부분으로써 전체를 알 수 있게 표현하는 방법이고, 환유법은 표현하고자 하는 사물의 특징으로써 전체를 나타내는 수사법이다.

  1. 제유법(提喩法)

제유법은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어느 한 부분으로써 전체를 알 수 있게 표현하는 비유법이다. ‘약주를 잘 드신다.’에서 ‘약주’는 ‘술’ 전체를,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에서 ‘빵’은 우리의 음식물 전체를 대신해 주는 것이다. 이때 ‘약주’나 ‘빵’은 ‘술’과 ‘음식물’이라는 단어와 의미장(意味場)의 계층적 조직으로 맺어지는 하의관계(下意關係, hyponymy)에 놓여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성립되는 비유법이다.

  1. 환유법(換喩法)

어떤 사물을, 그것의 속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다른 낱말을 빌려서 표현하는 수사법, 즉 표현하고자 하는 사물의 특징으로써 전체를 나타내는 방법이다. 환유법은 표현 대상과 비유적 대치물 사이에 인접하는(공간적 · 시간적 · 인과적) 연상이 있다고 믿어지는 데서 성립되는 비유이다. 그리고 이 연상도 공통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사약을 마셨다.’라는 환유는 ‘독약을 마시면 죽는다.’는 원인과 결과라는 인접성으로 제시된 비유법이며, ‘청와대에서 중대정책을 고려 중이다.’에서 ‘청와대’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거주하는 집’이라는 점에서 그 집과 그 집에 거주하는 인물이라는 공간적인 인접성에 의한 등가성으로 대치된 환유인 것이다.

(5) 의인법(擬人法)

사물이나 사람이 아닌 생물에 사람과 같은 성질을 부여해서 표현하는 비유이다. 무생물에 생물적 특성을 부여하여 살아 있는 생물처럼 나타내는 방법인 활유법(活喩法)의 하위 부류이지만, 의인법과 활유법의 구별이 엄격하게 그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두 표현법을 같은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단순히 생물적 특성을 부여하면 활유법으로, 인격적 속성을 부여하면 의인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성난 파도’, ‘시냇물이 소곤댄다.’, ‘구름이 달린다.’ 등 자연물을 인간화해서 그 성질과 동작을 표현하는 것이 의인법의 한 예이다.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등에서처럼 구상적(具象的) 실체조차 없는 ‘어둠’이나 ‘애수’가 살아 있는 유정물의 생리 현상이나 행동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표현되는 것도 의인법의 예로 보기도 하고, 이를 따로 분리하여 활유법의 예로 보기도 한다.

우리의 고전 소설 중에는 ‘장끼전’, ‘별주부전’, ‘서동지전’과 같이 전체가 의인법으로 된 작품들이 있다.

(6) 의성법(擬聲法)

어떤 대상이나 사물의 소리를 흉내 내어 나타내는 방법으로서 성유법(聲喩法)이라고도 한다. 이는 청각적 이미지를 살리는 방법이다. “실개천은 돌돌돌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었다.”, “이 골 물이 주룩주룩 저 골 물이 콸콸 열에 열 골 물이 한데 합수하여…”, “처―ㄹ 썩 철―ㄹ 썩 쏴아아/따린다 부순다 무너바린다/…… · 처―ㄹ 썩 처―ㄹ 썩 척 튜르릉 꽉” 등이 그 예이다.

의성법은 이는 읽는 이나 듣는 이의 실감을 돋우어 주어 강한 인상을 남게 한다.

(7) 의태법(擬態法)

어떤 대상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하여 사물의 형태나 동작을 시늉하여 나타내는 비유법으로, 시자법(示姿法) 혹은 의상법(擬狀法)이라고도 한다. “마당 한가운데에 모닥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해는 오르네/ 둥실둥실 둥실둥실/ 어어 내 젊은 가슴에도 붉은 해 떠오르네./ 둥실둥실 둥실둥실…” 등이 그 예이다.

의태법은 사물의 크기나 강도의 차이, 색의 명도나 채도의 차이, 행동의 크기와 속도의 차이 등을 미묘하고 섬세하게, 그리고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사물이나 인간의 양태에 대한 묘사력이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현실감을 자아낸다.

의의와 평가

구조문체론과 같은 곳에서는 은유와 환유, 즉 유사성(similarite)과 인접성(隣接性, contiguite)이라는 절차에 따라 언술이 전개된다고 보고 꿈 · 신화 · 문학과 예술 등 모든 상징화 과정을 이 두 가지 기능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따라서 낭만주의와 상징주의 유파 이래로 은유에 강조점을 두어온 문학비평은 환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주목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보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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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문체(장소원, 월인, 2007)
집필자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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