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팔대원은 정토사상의 핵심 교설인 아미타불의 48가지 서원을 가리킨다. 아미타불은 전생에 법장비구였을 때, 48개의 소원을 세우고 오랫동안 수행을 쌓은 결과 그 원을 성취하여 극락세계를 이룩하게 되었다. 48원의 내용은 첫째 아미타불 자신에 대한 것, 둘째 아미타불의 국토에 대한 것, 셋째 그 불국토에 태어난 이에 대한 것, 넷째 앞으로 불국토에 왕생하려는 이에 대한 것 등으로 되어 있다. 신라의 원효, 현일 같은 고승들은 『무량수경』에 48원의 원문(願文)만 전해지는 것에 원명을 붙이고 각각 원을 깊이 있게 연구하여 신라 정토교학의 특색을 형성하였다.
아미타불은 전생에 법장비구(法藏比丘)이었을 때, 이 48원을 세우고 오랫동안 수행을 쌓은 결과 그 원을 성취하여 극락세계를 이룩하게 되었다. 그 서원의 하나 하나는 한결같이 남을 위하는 자비(慈悲)에 가득 찬 이타행(利他行)으로 되어 있고, 그것이 보살행(菩薩行)의 구체적 표현이 되었기 때문에 신라의 승려들은 이를 크게 중요시하여 연구하였다.
48원의 내용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아미타불 자신에 대한 것, 둘째 아미타불의 국토에 대한 것, 셋째 그 불국토에 태어난 이에 대한 것, 넷째 앞으로 불국토에 왕생하려는 이에 대한 것 등으로 되어 있다.
『무량수경』에서 48원이 각각 그 표지가 되는 원명(願名)이 없이 그 원문(願文)만 설해진 것에 대하여 신라의 고승 가운데 원효(元曉)는 새삼 그 원명을 붙이지 아니하였으나, 법위(法位)는 처음으로 이를 시도하여 각 원마다 그 원명을 달았다. 그 뒤 현일(玄一) · 경흥(憬興) · 의적(義寂) 등이 다 같이 이에 따라 자기 나름대로 원명을 달았는데, 이같은 일은 일찍 중국에서도 시도한 바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서 신라 정토교학의 뚜렷한 특색을 이루어놓았다.
『무량수경』에서 법장비구는 48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을 밝히고, 다음과 같이 48원을 설한다.
① 내 불국토에는 지옥(地獄) · 아귀(餓鬼) · 축생(畜生) 등 삼악도(三惡道)에 불행이 없을 것(無三惡趣願).
②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다시 삼악도에 떨어질 염려가 없을 것(不更惡趣願).
③ 모두 몸에서 황금빛 광채가 날 것(悉皆金色願).
④ 한결같이 훌륭한 몸을 가져 잘난 이 못난 이가 따로 없을 것(無有好醜願).
⑤ 모두 숙명통을 얻어 백천억겁(百千億劫) 이전의 과거사를 다 알게 될 것(宿命通願).
⑥ 모두 천안통을 얻어 백천억세계를 볼 수 있을 것(天眼通願).
⑦ 모두 천이통을 얻어 백천억 부처님들의 설법을 들을 수 있을 것(天耳通願).
⑧ 모두 타심통을 얻어 백천억세계에 있는 중생들의 마음을 알게 될 것(他心通願).
⑨ 모두 신족통(神足通)을 얻어 백천억세계를 순식간에 통과할 수 있을 것(神足通願).
⑩ 번뇌의 근본인 아집(我執)을 일으키지 않을 것(漏盡通願).
⑪ 금생(今生)에서 반드시 성불(成佛)할 것(必至滅度願).
⑫ 내 광명은 끝이 없어 백천억 불국토를 비추게 될 것(光明無量願).
⑬ 내 목숨은 한량이 없어 백천억겁으로도 셀 수 없을 것(壽命無量願).
⑭ 내 불국토에는 무수한 성문(聲聞)들이 있을 것(聲聞無數願).
⑮ 태어나는 중생들의 목숨이 한량 없을 것(眷屬長壽願).
⑯ 나쁜 일은 하지 않을 것(無諸不善願).
⑰ 내 이름과 공적을 시방세계 부처님들이 칭찬치 않은 분이 없을 것(諸佛稱揚願).
⑱ 지극한 마음으로 불국토에 태어나려는 이는 내 이름을 염(念)하여 왕생하게 될 것(念佛往生願).
⑲ 내 불국토에 태어나려는 중생들은 그들이 임종할 때에 내가 그들을 맞이하게 될 것(臨終現前願).
⑳ 내 불국토에 태어나려는 중생들은 반드시 왕생하게 될 것(植諸德本願).
㉑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32상의 몸매를 갖추게 될 것(三十二相願).
㉒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이는 일생보처(一生補處)라는 보살의 최고위에 이르게 될 것(必至補處願).
㉓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게 될 것(供養諸佛願).
㉔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부처님께 공양하려 할 때 마음대로 공구(供具)를 얻게 될 것(供具如意願).
㉕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온갖 법을 설하게 될 것(說一切智願).
㉖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나라연(那羅延)과 같은 굳센 몸을 가지게 될 것(那羅延身願).
㉗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이 쓰는 물건은 모두 아름답고 화려할 것(所須嚴淨願).
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보리수(菩提樹)의 한량없는 빛을 보게 될 것(見道場樹願).
㉙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변재와 지혜를 얻을 것(得辨才智願).
㉚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걸림 없는 지혜와 변재를 얻을 것(智辯無窮願).
㉛ 내 불국토는 한없이 맑고 깨끗하여 부처님 세계를 비추어 볼 것(國土淸淨願).
㉜ 내 불국토는 온갖 보배와 향기가 이루어질 것(寶香合成願).
㉝ 중생들이 내 광명에 비추기만 하여도 그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깨끗해질 것(觸光柔軟願).
㉞ 중생들이 내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중생법인(衆生法忍)과 깊은 지혜를 얻게 될 것(聞名得忍願).
㉟ 여자들이 내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다시는 여인의 몸을 받지 않고 성불할 수 있을 것(女人成佛願).
㊱ 보살들이 내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죽은 뒤 항상 청정한 행을 닦아 필경에 성불하게 될 것(常修梵行願).
㊲ 천인이나 인간들이 내 이름을 들으면 모든 천인과 인간의 공경을 받게 될 것(人天致敬願).
㊳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아름다운 옷이 저절로 입혀질 것(衣服隨念願).
㊴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즐거움만을 받고 다시는 번뇌와 집착이 일어나지 않을 것(受樂無染願).
㊵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시방세계 여러 부처님들의 정토를 보게 될 것(見諸佛土願).
㊶ 내 이름을 들은 보살은 성불할 때까지 육근(六根)이 원만하여 불구자가 되지 않을 것(諸根具足願).
㊷ 내 이름을 들은 보살은 해탈삼매를 얻고 한량없는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이 삼매를 잃지 않을 것(住定供佛願).
㊸ 내 이름을 들은 보살은 죽은 뒤 부귀한 가정에 다시 태어나게 될 것(生尊遺家願).
㊹ 내 이름을 들은 보살은 보살행을 닦아 선근공덕(善根功德)을 갖추게 될 것(見足德本願).
㊺ 내 이름을 들은 보살은 한량 없는 부처님을 한꺼번에 뵈올 수 있는 평등한 삼매를 얻고 성불할 때까지 수없는 부처님을 만나게 될 것(住定具佛願).
㊻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보살들은 소원대로 듣고 싶은 법문을 듣게 될 것(隨意聞法願).
㊼ 내 이름을 듣는 보살은 불퇴전지를 얻게 될 것(得不退轉願).
㊽ 내 이름을 듣는 보살은 첫째 설법을 듣고 깨달을 것, 둘째 진리에 수순하여 깨달을 것, 셋째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도리를 깨달아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得三法忍願).
이 가운데 13번째의 광명무량원과 15번째 수명무량원은 아미타불의 본질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 본원은 아미타불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의 본원이며 구원의 내용이기도 하다.
신라의 고승들은 제11원의 ‘정정취(正定聚)이면 누구나 다 극락에 왕생할 수 있음’에 대하여, 정정취의 수행 깊이가 어느 단계에 있는 것인가에 관하여 많은 논란을 가졌다. 그리고 제14원의 무수한 성문들이 극락에 있을 것에 대해서도 원효와 현일은 부정성성문(不定性聲聞)은 있을 수 있다고 한 데 반해 경흥은 성문의 극락왕생이 있을 수 없다는 법상종(法相宗)의 입장을 고수하였다.
또 제18원의 십념(十念)에 관해서는 『미륵소문경(彌勒所問經)』의 십념을 채택하여 중국불교계에는 시도된 일이 없었던 독특한 학설을 세웠으며, 삼배(三輩)와 구품(九品)의 동이(同異), 극락정토와 도솔천과의 비교론 등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