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주는 바다나 호수로 흘러드는 하천의 하구에 토사가 집중적으로 쌓여 형성되는 충적 지형이다. 하구의 토사 유입량이 많고 퇴적이 되는 바다나 호소가 얕은 곳에 형성된다. 또 파랑과 조석의 작용이 약하고 침강이 일어나지 않는 퇴적되는 곳에 만들어진다. 삼각주는 토사 유출량·해안선·조석 등에 따라 크게 네 가지 형태를 띤다. 조족상·원호상·첨상·만입상 삼각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의 하천은 대부분 조석의 작용이 강해 하구에 삼각주가 잘 발달하지 않는다. 토사 유출량이 많고 조석의 작용이 약한 낙동강과 압록강 하구에 삼각주가 발달해 있다.
하천이 바다나 호수로 유입할 때는 유속의 격감으로 운반하던 토사를 하구와 그 주변에 집중적으로 쌓아 삼각주를 이루어 놓는다. 삼각주는 범람원의 연장선상에서 형성되는 지형으로 침수피해가 적은 자연제방 이외에는 인간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인구조밀지역의 삼각주는 대부분 농토로 개발 · 이용되고 있으며, 농업적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삼각주는 하천이 호소로 유입할 때도 형성되지만 이러한 삼각주는 대개 규모가 작다. 삼각주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하구의 토사유입량이 토사유출량을 상쇄할 만큼 충분해야 한다. 들어오는 토사의 양보다 나가는 토사의 양이 많으면 삼각주는 발달할 수 없다. 둘째, 퇴적이 이루어지는 바다나 호소가 얕아야 한다. 바다나 호소의 수심이 깊으면 토사가 계속 유실되기 때문에 삼각주가 형성될 수 없다.
셋째, 토사의 퇴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파랑과 조석의 작용이 약해야 한다. 하구가 파랑에 노출되어 있어 토사가 사빈(沙濱)에 쌓이거나 조석의 작용이 강해 토사가 퇴적 직후 바다로 제거되면 삼각주는 발달할 수 없다. 넷째, 퇴적이 이루어지는 곳의 지반이 안정되어 침강(沈降)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물질이 퇴적되는 속도보다 침강되는 속도가 더 빠르면 삼각주가 형성될 수 없다.
삼각주는 하천의 토사유출량 · 해안선 · 파랑과 조석 같은 해황(海況) 등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형태를 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각주라고 부르는 것은 고대 그리스의 헤로도투스(Herodotus)가 나일강이 카이로를 벗어나면서 지중해를 메워 만들어 놓은 충적지형에 ‘델타(delta)’라는 명칭을 붙였기 때문이다. 델타는 그리스 어로 삼각형을 뜻한다.
삼각주는 형태에 따라 조족상(鳥足狀) 삼각주 · 원호상(圓弧狀) 삼각주 · 첨상(尖狀) 삼각주 · 만입상 삼각주 등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조족상 삼각주는 삼각주의 좁은 자연제방 사이를 흐르는 여러 분류(分流)가 마치 새의 발가락처럼 바다로 돌출해 있어 붙여진 이름인데, 미국의 미시시피 강 삼각주가 전형적인 예이다. 첨상 삼각주는 하구 부분이 뾰족하게 바다로 돌출한 삼각주로 이탈리아의 티베르(Tevere) 강에서 잘 나타난다.
원호상 삼각주는 전면의 형태가 특정한 지점에 중심을 둔 원의 호처럼 생겼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이집트의 나일강 삼각주가 대표적인 예이다. 만입상 삼각주는 만조 시에는 삼각주의 형태가 만입으로 변하지만 간조 시에는 간석지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삼각주로 캐나다의 맥켄지(Mackenzie) 강에서 볼 수 있다.
서해와 남해로 유입하는 우리나라의 하천은 대부분 조석의 작용이 강해 하구에 삼각주가 잘 발달하지 않는다. 다만 토사의 유출량이 많고 조석의 작용이 약한 낙동강과 압록강 하구에는 삼각주가 발달해 있다. 낙동강과 압록강의 삼각주는 대부분 일련의 분류로 둘러싸인 다수의 하중도로 이루어졌다. 이들 하중도는 삼각주가 바다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분류에 면한 주변부는 자연제방의 발달로 높고 중앙부는 낮아 전체적인 모양이 납작한 분지처럼 보인다.
낙동강 삼각주는 1934년 대저수문과 낙동강제방이 축조된 뒤 개발되었고, 그 이전에는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오랫동안 저습지인 갈대밭으로 남아 있었다. 하부 삼각주 일대는 1987년 낙동강 하구언(河口堰) 건설 이후 새로운 용도로 토지이용이 이루어져 명지주거단지 그리고 신호공단과 녹산국가공단이 들어섰고, 가덕도와 용원 · 안골 · 웅동만 · 와성만 일대에 부산 신항만이 개발되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났다.
주변보다 고도가 높은 대저도 북쪽의 자연제방은 일찍부터 과수원으로 개발되어 배의 생산으로 유명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 시가지로 개발되었다. 파의 재배로 유명한 명호도는 지금도 근교농업이 성하며 열대과일이나 화훼 재배가 널리 이루어지고 있다. 낙동강 하구언 건설 이후 낙동강 삼각주 전면에는 새로운 연안사주가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연안사주의 성장으로 인해 다대포 해수욕장 전면의 간석지 고도가 높아져 해수욕장의 기능이 마비되고, 수심이 얕아져 선박의 통행과 양식장의 운영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