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방목』은 조선시대에 시행된 역과 시험 합격자 명단을 수록한 명부이다. 현전하는 『상원방목』은 1책으로 된 필사본으로, 1568년(선조 1)에서 1740년(영조 16)부터 173년간 설행된 식년시와 증광시에 합격한 1,171명의 정보가 담겨 있다. 1,171명의 전공을 보면, 한학 792명, 왜학 146명, 몽학 107명, 청학 86명, 여진학 40명 순이다. 이 방목에 실린 합격자 정보는 전공, 합격자의 신상과 부친과 형제에 대한 것도 있어서 역관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전체 책 수는 알 수 없으나 현재 국사편찬위원회에 제1책이 있다. 4주쌍변(四周雙邊). 필사본. 이 책의 표지에는 ‘상원방목’으로, 내지에는 ‘사역원방목’으로 되어 있다.
상원(象院)은 사역원(司譯院)의 이칭으로 설원(舌院) · 역원(譯院)이라고도 하였다. 조선 왕조 초기에 예조로 하여금 사역원에 역관을 두고, 한학(漢學) · 몽학(蒙學) · 여진학(女眞學) · 왜학(倭學)을 교육시켜 번역 및 통역에 종사하도록 하였다.
서두에 “옛날의 식년시는 자 · 오 · 묘 · 유(子午卯酉)에 시행하고 증광시는 다만 국왕의 즉위년에만 시행했는데, 그 뒤 국가의 경사가 있을 때마다 시행하였다.”라고 하여, 식년시와 증광시의 방목이 실려 있음을 밝혔다. 과거는 식년마다 정기적으로 치르는 식년시와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마다 치르는 각종 비정기시가 있다. 생원진사시와 잡과는 정기시인 식년시와 비정기시 중에서 증광시만을 설행(設行)하였기 때문에 이 책에도 식년시와 증광시 방목이 실린 것이다.
제1책은 1568년(선조 1) 선조의 즉위를 칭하(稱賀)하기 위한 무진증광(戊辰增廣)으로부터 시작하여, 1740년(영조 16) 건륭경신증광(乾隆庚申增廣)으로 끝나고 있다. 기재 양식은 이름 · 자 · 생년 · 본관 · 전공(專工) · 출신 구분 · 관직 · 부 · 형제 등의 순서로 되어 있다. 여기 실린 명단은 임춘무(林春茂)에서 이인수(李寅秀)까지 총 1,171명이다. 전공별로는 한학 792명, 왜학 146명, 몽학 107명, 청학 86명, 여진학 40명의 순이다. 또 식년시는 1·2·3등으로 구분해 시취(試取)하였다. 즉 1등이 1∼3명, 2등이 3∼5명, 3등이 7∼11명으로, 평균 한 식년시에 17∼19명 정도가 표준이었다. 증광시는 국왕의 즉위, 왕세자 책봉, 묘호추존(廟號追尊), 가례(嘉禮) · 입학(入學) · 중전책례(中殿冊禮) · 토역(討逆) 등의 경축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설행되는데, 선발 인원이 많을 경우는 35명까지 뽑을 때도 있었다.
역과 합격자들은 원신별체아(元新別遞兒) · 피초(被抄) · 교회(敎誨)· 총민(聰敏) · 압물(押物) · 삼압물(三押物) · 우어(偶語) · 상통사(上通事) 등의 전문직에 임용되었고, 사역원 관원인 종9품의 참봉에서 당하 정3품인 정(正)에까지 승진할 수도 있었다. 그중에서 정9품인 훈도(訓導)와 종6품인 교수(敎授)는 실직(實職)이었고, 나머지 관직은 모두 체아직으로 운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