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에 군사 원조를 청하러 갔다가 투옥된 신라 김춘추(金春秋: 훗날 태종무열왕)의 탈옥을 도와 주었다.
642년(보장왕 1) 백제가 신라의 대량주(大梁州)를 함락했을 때, 김춘추의 사위 김품석(金品釋)이 전사하자 김춘추의 딸 고타소랑(古陀炤娘)이 남편을 따라 죽었다. 이에 김춘추는 백제에 대해 원한을 품고 백제 정벌을 위한 원병을 청하러 고구려에 갔다.
이 때 고구려에서는 김춘추가 고구려의 형세를 염탐하러 왔다고 의심해, 마목현(麻木峴 : 지금의 조령)과 죽령(竹嶺)은 본래 고구려의 땅이니 돌려주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는 무리한 요구를 해 김춘추가 이에 응하지 않자 옥에 가두어 버렸다.
김춘추는 고구려로 갈 때 대매현(代買縣) 사간(沙干) 두사지(頭斯支)로부터 받았던 청포(靑布) 300보(步)를 비밀리에 선도해(先道解)에게 뇌물로 주고 탈옥을 꾀하였다. 이에 선도해는 주안상을 차려 옥중으로 김춘추를 찾아가 함께 술을 마시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대도 일찍이 거북과 토끼의 이야기를 들었는가. 옛날 동해 용왕의 딸이 심장병을 앓았는데, 의원의 말이 토끼의 간으로 약을 지으면 치료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바다에는 토끼가 없으니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때 한 거북이 용왕에게 아뢰어 자기가 그것을 얻을 수 있다 하였다. 그러고는 육지로 나와 토끼를 보고 하는 말이, ‘바다 속에 한 섬이 있는데 맑은 샘물과 흰 돌에 무성한 숲, 아름다운 과일이 있으며 추위와 더위도 없고 매와 새매가 침입하지 못해 네가 가기만 하면 편히 지내고 아무 근심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어 토끼를 등에 업고 헤엄쳐 가다가 말하기를 ‘지금 용왕의 딸이 병이 들었는데 토끼의 간이 있어야 약을 짓기 때문에 이렇게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너를 업고 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토끼가 그 말을 듣고 ‘나는 신명(神明)의 후예라 능히 오장을 꺼내 씻어서 넣을 수 있다. 공교롭게 일전에 속이 좀 불편한 듯해 간을 꺼내 씻어서 잠시 바위 밑에 두었는데, 너의 감언을 듣고 바로 왔기 때문에 간이 아직도 그 곳에 있으니 어찌 돌아가서 간을 가져오지 않을 것인가. 그렇다면 너는 구하는 것을 얻게 되고 나는 간이 없어도 살 수 있으니 양쪽이 다 좋은 일이 아니냐.’ 하였다.
거북이 그 말을 믿고 도로 나가 언덕에 오르자마자 토끼는 풀 속으로 도망치며 거북에게 말하기를 ‘너는 어리석기도 하다. 어찌 간 없이 사는 자가 있을 것이랴.’ 하니 거북이 멍청히 아무 말도 없이 물러갔다고 한다.”
김춘추가 이 이야기를 듣고 그 뜻을 알아차리고 고구려 왕에게 글월을 보내 “두 영(嶺)은 본래 고구려의 땅입니다. 신이 귀국하면 우리 왕께 청해 돌려드리겠습니다.” 하였더니 왕이 그를 후하게 대접해 돌려보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