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경성 출신. 1936년 함흥 영생여고를 졸업하고, 1937년 니혼대학[日本大學]에 유학하였다. 1957년부터 1961년 사이에 외국어대학 영문과를 다녔다. 시 「동경(憧憬)」이 『신세대』지 1946년 5월호에 발표되었고, 단편 「맥(貘)에의 몌별(袂別)」이 『백민(白民)』지 1946년 10월호에 발표되었다.
『신천지』 1948년 4·5합병호에 「이라기(梨羅記)」를 발표하고, 이어 「회심(回心)」(1948) · 「현해탄(玄海灘)」(1948) · 「지류(地流)」(1949) · 「흉몽 」(1949) · 「길 위에서」(1949) 등을 발표하였다. 1949년에는 전숙희(田淑禧) · 조경희(趙敬姬) 등과 종합지 『혜성(慧星)』을 발간하여 그 주간이 되기도 하였으나 1950년 6·25로 중단되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애정 문제와 일제치하의 민족의식 등을 주로 다루었다.
「이라기」는 그러한 초기의 애정 문제와 민족의식이 얽힌 젊은이들의 고민을 그린 대표적 작품이다. 독립운동가의 젊은 아내가 직장의 남성에게 구애를 받으나 남편을 생각하고 거절한다. 그러나 광복 후에 그녀의 남편은 소련에서 만나 동거한 ‘니나’라는 여성을 데리고 나온다. 이 작품의 결말은, 여성 피해의 의미가 잘 나타나 있다.
창작집으로는 『이라기』(1949), 『창포(菖蒲)필 무렵』(1957), 장편 「태양의 계곡」(1957), 장편 「태양의 시」(1960), 단편집 『그날의 햇빛은』 (1962), 장편 「남풍(南風)」(1963), 장편 「원색의 계절」(1964), 단편집 『다리를 건널 때』(1965), 장편 「에덴의 유역」(1966), 단편집 『갈가마귀 그 소리』(1971), 장편 「그 캄캄한 밤을」(1982), 그리고 장편 「그 우기(雨期)의 해와 달」(1985) 등이 있다.
후기로 오면서 작품은 장편으로 기울어지며 한국의 현실 문제, 특히 일제와 광복, 그리고 6·25의 세태적 문제와 애정윤리의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장편 「남풍」은 그러한 과제를 사실적 작품으로 형상화한 하나의 역작으로 평가되며, 특히 여성심리의 묘사에서 내성화된 미적 요소들을 민감하게 표현하였다.
그의 「갈가마귀 그 소리」(現代文學, 1970.11.)는 후기 단편의 역작으로서, 한국의 전통적 삶의식 속에서 재혼한 과부가 다시 옛 시가로 복귀하며 겪는 격심한 정신적 갈등을 다루어, 삶의 내부에 숨은 모순을 여성수난의 심화된 주제로 드러내었다. 문학사에서 임옥인(林玉仁) · 최정희(崔貞熙)와 함께 여성수난의 주제를 심화시킨 주요한 작가적 위치를 점유한다.
작품 「그날의 햇빛」(現代文學, 1960.10.)으로 서울시문화상을 수상했고, 「남풍」으로 5월문예상도 획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