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나 금석 또는 돌로써 수미산 형태의 단을 만들고 그 위에 불상을 안치하는 대좌를 말한다. 사찰의 법당 내부 정면에 안치하게 된다.
대개 수미산 형태의 대상(臺上)에 불상을 안치하는 것은 예로부터 인도에서 행해졌으며, 이 같은 수법이 중국·우리 나라 등 북방불교에까지 유행했다.
수미산의 정상에는 도리천궁(忉利天宮)이 있으며, 불좌(佛座)를 수미좌로 만드는 것은 석가모니의 위모설법(爲母說法)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불상의 기원설화와도 관계 있다.
어느 해 여름 석가모니가 어머니를 위하여 도리천에 올라가서 설법하느라 자리를 비움으로 인해 불상 제작이 시작되었는데 수미산을 불좌로 사용하기에 이른 것으로 짐작된다.
대체로 4각 또는 8각형으로 만들며, 우리 나라에서는 8각형의 수미좌가 보편적이나 이들은 대부분 넓은 수미단 위에 놓이는 것이 원칙이다.
보통 수미단은 하대와 중대·상대의 구분이 있으며, 이들 단은 중대부분이 좁아지고 하대와 상대는 층급을 지닌다. 즉, 원칙적으로는 상하에 16단의 소단(小段)을 지니도록 되어 있다.
이 단(段)은 밀교에서 말하는 일체중생이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대보리심(大菩提心)을 표시하는 것이라 하며, 또는 위로 향한 16단은 혜문(慧門)의 16대보살(大菩薩)을, 아래로 향한 16단은 정문(定門)의 16대보살을 표시하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 여기에다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를 합하여 모든 금강계(金剛界) 37존(尊)을 표시하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현존 유품은 상하대에 연꽃무늬 등을 복련(覆蓮)과 앙련(仰蓮)의 형식으로 배치한다.
또 중대부분에는 초화문(草花文) 등 화려한 장엄과 함께 사슴 등의 길상수를 그림이나 조각으로 배치한다. 때로는 격자문을 배치하고 연꽃문양을 놓기도 하고, 또는 물결문·칠보문 등의 장엄을 나타내기도 한다. 단상에 비로소 불상좌대인 수미좌를 설치하여 불상을 봉안한다.
수미좌의 형태로서 상고에 속하는 작품은 신라시대의 석불 또는 금동상을 주목할 수 있으나 많은 불상들이 수미단을 망실한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은 금동불이나 석조물을 막론하고 형식이 동일하며 기본은 주로 8각을 유지한다.
특히 석조불의 경우 수미좌의 상하대좌는 앙련과 복련을 배치하고 그 중간에 놓이는 중대에는 사천왕·팔부중 등의 부조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수미단의 경우 장방형의 불단(佛壇)이므로 주로 목조로 조성된다. 국내에 현존하는 수미단으로는 1968년 보물로 지정된 영천 은해사 백흥암 극락전의 수미단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