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김새는 요성이나 퇴성, 추성, 전성, 장식음과 같은 음의 각종 꾸밈이다. 한국 전통음악에서 선율을 자연스럽고 감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음에 더해지는 다양한 기법을 가리키며, 특수 주법을 포함한다. 시김새는 장르·악조·지역에 따라 쓰임과 느낌이 달라진다. 악기별로도 고유한 시김새가 있어 피리의 서침, 대금의 떠이어, 해금의 잉여질 등이 그 예이다. 시김새는 정악보다 민속악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우리 전통음악의 큰 특징의 하나로, 선율을 더욱 풍부하게 하며, 음악의 유연함·세련미·개성 표현에 효과적이다.
시김새란 선율선(旋律線)의 자연스런 연결이나 유연한 흐름 또는 화려함과 멋스러움 및 감정을 표현하기 위하여 어느 음에 부여되는 각종 표현을 뜻하는 용어이다. 악기에 따라 특징적인 시김새 기법들이 있다. 시김새는 화성 위주의 수직적인 구조가 아닌, 선율 위주의 수평적인 음구조를 가진 한국 전통음악에서 선율 진행과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김새의 어원과 관련하여 ‘시김’에 ‘새’라는 접미어가 붙어서 된 말로 보는 해석이 있는데, 장식음을 뜻하는 식음(飾音)이 연음화와 변화형을 거쳐 시김이 되었다고도 하며, ‘시김’이라는 용어는 ‘삭임’에서 온 것으로 보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음을 잘게 또는 깊게 떨어주는 요성(搖聲), 음의 끝부분을 살짝 밀어 올리는 추성(推聲), 음의 끝부분을 살짝 흘러내리는 퇴성(退聲), 음을 빠르게 굴리듯이 내는 전성(轉聲), 음의 앞이나 뒤에 짧은 시가의 음을 붙이는 장식음(裝飾音)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요성이란 음을 흔든다는 개념[vibrato]으로, 성악이나 관악 연주에서는 흔히 요성이라 하고, 가야금이나 거문고와 같은 현악기의 경우에는 농현(弄絃)이라고 한다. 성악에서 요성은 횡경막이나 목, 또는 성대를 진동시켜 내고, 대금과 같은 관악기는 어깨와 손목에 힘을 빼고 악기를 들고 있는 팔을 움직여 떨리는 소리를 내며 이때 호흡도 달라지게 된다. 가야금은 왼손의 식지와 장지를 모아 안족(雁足) 바깥쪽 부분에서 줄을 누르는 강도를 조절하여 농현하며, 거문고도 괘를 짚은 왼손으로 줄을 앞뒤로 흔들어 농현한다.
요성하는 자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으며 아무 음이나 요성하는 것이 아닌데, 한때 요성하는 음을 주음(主音)이라고 여기기도 하였으나 주음과 요성은 관계가 없고, 순차 진행보다는 큰 폭으로 진행할 때에 요성이 붙는 경우가 많다.
요성의 표현은 음악의 장르 및 그 외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가령 어느 음을 요(搖)[흔들거나 떠는 표현]할 경우 정악(正樂)은 음폭을 좁게 하여서 잔잔하게 하며, 음의 시가가 긴 경우 끝부분만 살짝 요하지만, 민속악(民俗樂)은 정악보다 표현이 더욱 극적이어서 훨씬 넓은 음폭으로 격렬하게 요하며, 음의 시작부터 깊게 떠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정악의 경우 평조와 계면조의 요성이 큰 차이가 없으나, 민속악에서는 우조(羽調)나 평조(平調)보다 계면조(界面調)에서 요성이 더욱 극적이다.
민요 토리의 경우, 경토리는 여러 음을 두루 잘게 떨어주는 요성을 사용하고, 육자배기토리는 주음의 4도 아래 음을 깊고 굵게 떨어주며, 수심가토리는 기음(基音)의 5도 위음을 요성하는데 콧소리를 내며 위로 치켜떠는 형태이다. 즉, 요성도 다 같은 형태가 아니라, 장르에 따라, 악조에 따라, 지역에 따라 서로 차이가 있다.
추성은 음을 밀어올려 끝부분을 살짝 높여 내는 것으로, 상행 진행보다는 하행 진행에서 끝음을 살짝 높였다가 하행하는 형태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악기에서는 줄을 짚은 손을 눌러 내거나 밀어내어 줄의 장력을 높임으로서 음을 높이고, 관악기는 악기를 미세하게 움직이거나 입김을 조절하여 음을 높인다. 추성 또한 요성과 마찬가지로 아무 음이나 추성하지 않고, 음계 내에서 주로 추성을 사용하는 음이 대체로 정해져 있다.
퇴성은 음의 끝부분을 살짝 흘러내리는 것으로, 현악기에서는 누르거나 밀었던 줄을 다시 원위치 시켜 줄의 장력을 풀어주고, 관악기는 악기를 숙여내거나 입김을 조절하여 음을 낮춘다. 퇴성도 음계 내에서 주로 퇴성을 사용하는 음이 정해져 있다. 퇴성을 부드럽게 흘러내리지 않고 빠르고 격하게 꺾어 내리면 꺾는목이 된다.
전성은 소리를 내기 직전에 빠르게 장식음을 넣어 굴리듯이 내는 소리이다. 장사훈(張師勛)의 『한국전통음악의 연구』에는 전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전성은 굴려내는 소리이다. 즉, 어떠한 소리를 순수하게 내지 않고 정해진 소리를 추이퇴(推而退) 또는 퇴이추(退而推)하는 수법에 의하여 발로 그네줄을 구르는 듯한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둥글고 올찬 소리를 순간적으로 내는 방법이다. 전성의 연주법은 술대를 한 번 사용하는 법과 술대를 두 번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더 세분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시간의 차이에 의하여 약간 달라질 뿐이다.”
전성이 주로 많이 나오는 예는 같은 음이 중복되어 연결될 때, 그 중간 2도 ·3도의 아래음을 전성하는 경우와 4도 ·5도의 아래음을 전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같은 현악기라 하더라도 거문고보다는 가야금에 출현 빈도가 높은 편이다.
가야금의 전성 요령은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을 안족 뒤, 약 10㎝정도의 줄 위에 얹고 급히 눌렀다 떼면서 구르듯 하는 표현이다. 또한, 거문고나 가야금의 주법화된 또다른 시김새로 슬기둥과 싸랭이 있다.
장식음이란 선율을 이루고 있는 골격음의 앞 또는 뒤에서 그 음을 꾸며 주는 음 내지는 잔가락을 뜻한다. 장식음의 대부분은 장식부호로 기보(記譜)되고 있다. 5선 위에서는 작은 음표로 덧붙여 표기하기도 하고 기호로도 쓰고 있으나, 율명[십이율의 율 이름]을 정간(井間) 속에 적어 놓은 정간기보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부호로 처리되고 있다. 그래서 시김새의 의미는 각 악기마다 가지게 되는 특수주법화된 음형도 있고 장식의 구실을 띤 몇몇의 장식음도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선율을 이루는 잔가락도 시김새로 볼 수 있다.
피리만이 가지는 고유 주법의 시김새로는 서침 · 내리더름 · 올리더름 등이 있다. ‘서침’은 본음을 내기 전에 한 음 위 또는 한 음 위와 두 음 위를 음공에 의하지 않고 혀의 기술로 급히 내는 동시에 악센트를 주어 본음으로 연결시키는 주법으로, ‘서치기’, ‘시레’ 혹은 ‘띠시레’ 주법이라고도 부른다.
‘내리더름’은 같은 음 중복 시 한 음 아래[2도]의 음을, 4도 하진 시에는 뒤음의 2도 위의 음을 거쳐 내되 주1을 이용하여 둥글고 알찬 소리를 만들어 내는 주법을 말하며, ‘올리더름’은 상진할 시 위와 비슷한 방법으로 발음하는 시김새의 일종이다.
시김새는 다른 악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식음을 많이 사용하는 단소, 대금과 같은 관악기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특수한 주법으로는 어느 음을 낼 때 세게 혀로 튀기며 굴려내는 방법인 ‘떠이어’ 주법이 있다. 마치 그 소리가 ‘떠이어’ 같이 들리는 강렬하고 시원한 주법으로, ‘제음-한음 위 음’을 짧게 낸 뒤에 제 음을 길게 소리낸다. 입술의 위치, 김의 강도 조절, 지공의 개폐 등 여러 조건이 연습으로 갖추어졌을 때 이 주법은 가능하다.
해금의 특수한 주법으로는 ‘잉여질’이 있다. 이는 음을 강조하기 위해 활을 바꾸면서 위 음을 짧고 강하게 붙여 내는 연주법으로, 흔히 제 음보다 두 음 위의 음을 짧고 강하게 낸다.
같은 전통음악이라 해도 정악과 민속악은 연주에 큰 차이가 있어, 정악 계열의 음악보다는 민속악 계열의 음악이 훨씬 많은 시김새를 사용한다. 어느 음을 요(搖)할 경우에도 정악의 경우는 음폭을 좁게 하여서 잔잔하게 하지만 민속악에서는 정악보다 훨씬 넓은 음폭으로 격렬하게 요하기 때문에 극적인 맛을 느끼게 되고, 퇴성도 부드럽게 흘리기보다 빠르고 격하게 꺾어 내리는 경우가 많다.
정악과 민속악에서 시김새의 표현에 차이를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악에 속하는 궁중음악은 상징과 의미를 담는 음악이고 선비들의 풍류음악은 감정을 절제하는 음악인데 반하여, 민속악은 보다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음악이라는 점이다.
시김새의 유무는 선율 또는 곡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곡의 세련미 · 화려함 · 유연미 등이 시김새를 통해 결정된다. 주2과 유동적인 표현, 악기 고유의 시김새는 우리 전통음악만의 색깔을 분명히 하는 점에서 매우 결정적이면서도 주요한 음악 요소이고, 시김새의 효과는 곧 연주자의 음악적 능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