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에 지은 작품으로 작자의 문집인 『산강재문초(山康齋文抄)』에 실려 있으며, 이를 토대로 한글로 된 창작소설 「이상한 동무」를 『동광(東光)』에 연재하였다.
이 작품은 ‘시시덕이 등을 타고 새침덕이 골로 빠진다.’라는 우리 나라 속담에서 취재하여 시시덕(施時德)과 새침덕(賽沈德)을 의인화한 이색적 작품이다.
시시덕과 새침덕은 서울 태생으로 서로 친하였으나 성격이 서로 달라서 시시덕은 웃지 않는 적이 없고 새침덕은 웃는 일이 없는 사람이었다. 둘 다 중년에 아내를 잃었는데 시시덕의 아내는 굶어죽고, 새침덕의 아내는 우물에 투신하여 죽었다.
둘은 새로 장가를 들려고 물색하는데 시시덕이 아내감을 정하면 새침덕이 이간질하여 가로채어 살다가 내버리곤 하였다. 그 가운데는 자살한 여인도 있어 이를 안 임금이 진노하여 둘은 함께 도망을 다닌다.
두 사람은 여기저기 전전하다가 관북지방 어느 고을에 숨어들어 셋집을 내어 살게 되었다. 어느날 새침덕이 혼자 나갔다가 돼짓살 한 덩이와 술 한병을 가슴에 품고 와 둘은 한바탕 배불리 먹어 치운다. 이때 그 이웃집에 은가락지가 없어졌는데 새로 들어온 이들에게 혐의를 갖는다. 결국 새침덕의 죄상이 밝혀져 하옥된다.
시시덕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재취 장가를 들어 자식도 얻고 행습도 고쳐, 떠들며 노는 것을 삼가고 말수도 적어졌으며 살림도 윤택해졌다. 사람들은 모두 착한 이에게 도움이 따르게 마련이라고 칭송하였다.
그러나 새침덕은 옥중에서 몰래 여자 죄수와 정을 통하다가 그 여자가 다른 사람과 사귀는 것을 시기하여 독을 타 죽이니 마침내 교수형을 당하게 되었다.
작자는 작품 말미에 “야사씨왈(野史氏曰)……”이라는 찬(贊)을 붙여, 남산에 올라 이들이 살던 곳을 바라보면서 200년 전 이들이 노닐던 풍류를 상상하였다고 한다.
이 작품은 1931년작인데 그 내용은 200년 전을 대상으로 삼았고, 조선 후기에 유행되던 전(傳) 양식을 모방하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