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2책. 한문필사본. 1책(제3·4권)은 국립중앙도서관도서에 있다. 다른 1책(제5·6권)은 규장각도서와 일본의 도요문고(東洋文庫)에 있다. 서문과 발문이 붙어 있지 않아 간행경위를 전혀 알 수 없다.
제3·4권과 제5·6권은 필체나 그 책의 내용으로 보아 원래 한 질이던 것이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 권1·2 부분의 기록이 빠진 것으로 보아 분산된 또 다른 책들이 아직 발견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고운당필기』의 체재는 제3·4권은 1792년(정조 16)에서 1793년, 제5·6권은 1793년에서 1801년(순조 1)까지의 일들이 연대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 나라의 문학·예술·역사·지리·풍속·언어 등의 문화 전반에 대한 역사적 고증과 고찰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운당필기』 중에 「동시연기(東詩緣起)」는 우리 시의 기원과 계통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기자(箕子)의 「맥수가(麥秀歌)」라는 작품을 처음에 소개하고 고구려·백제·신라 그리고 태봉(泰封)과 후백제에 이르기까지 현존하는 작품을 시대순으로 19편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우리의 문학사에 아직 거론된 적이 없거나 생소한 것들이다. 『고운당필기』의 「고려문집」에는 고려의 문집으로 간행된 71종의 목록을 역시 시대순으로 정리하였다. 「나려고비(羅麗古碑)」에서는 신라5비(新羅五碑)와 고려비3본(高麗碑三本)의 금석이 소개되어 있다.
「농기속명석(農器俗名釋)」은 우리 나라 전래의 농기구 이름을 방언으로 기록하고 있다. 우리 고유의 생활어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 주고 있다.
『고운당필기』의 「항 炕」·「경도시속(京都時俗)」·「옥저예부(沃沮預婦)」·「세시풍속」 등은 우리 나라의 풍속을, 「이엄(耳掩)」·「절풍(折風)」·「다식약과(茶食藥果)」·「담파고(淡婆姑)」 등은 우리의 복식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