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책으로 된 필사본 자료이다. 1776년(영조 52) 작자 민우룡이 제주도를 재차 방문하였을 때, 제주의 생활상을 일록체로 요점만 뽑아 기록한 것이다. 제목의 영주(瀛洲)는 제주를 뜻하며, 재방(再訪)은 두 번째 방문을 의미한다. 한지(韓紙)로 장정을 하였으며, 가로 23㎝, 세로 18.5㎝의 15장으로 된 친필 원본이다.
“세유조군탄(歲柔兆涒灘)”이라고 적은 고간기(古干記)로 볼 때, 병신년(丙申年), 곧 1776년에 작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지은이는 1772년에 제주통판(濟州通判)으로 부임하는 전우성(全宇成)을 따라 제주도에 가서, 제주도의 경치 좋은 곳을 찾아다닌 후 돌아온 바 있다. 이후 1776년에 다시 이곳에 들어가며 기록을 시작했고, 1779년(정조 3)에 되돌아오기까지의 4년 간에 걸친 갖가지 생활상을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는 제주도로 출행하기 이전인 1776년 11월 이전에 서울로 올라갔다가 다시 그 뒤에 제주도로 들어가는 노정(路程)과 주1, 그리고 그간의 날씨와 가는 길에 얽힌 인정과 세태를 담았다. 그리고 다시 만난 사람들로부터 환대받는 주2, 일전에 연을 맺었던 기생 애월(愛月)과의 재회와 주3, 그리고 이별의 애달픈 사연이 그려져 있다. 또한 그곳의 풍습과 강학(講學) 모습 등이 기록되어 있다.
중간에는 긴요한 약방문(藥方文)이 삽입되었고, 특히 애월과의 이별로 인해 빚어지는 애달픈 심회를 읊은 염정적(艶情的)이고 순수한 서정의 애정 가사(歌辭)인 「금루사(金縷辭)」가 수록되어 있다.
이 일기는 당시의 제주행 노정과 뱃길을 비롯하여 제주의 날씨·인심·풍속·풍습과 함께 선비로서의 생활상을 살피는 귀중한 자료이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염정을 직접적인 소재로 한 보기 드문 사류 가사인 「금루사」가 수록되어 있으므로 가사 문학 연구에 있어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