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시왕생칠재의찬요(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는 총 31편으로 구성된 책이다. 매 편마다 먼저 의식을 행하는 의의를 말하고, 절차를 진행하는 순서로 되어 있다. 오늘날 행해지는 예수재도 『예수시왕생칠재의찬요(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를 재구성한 것이다.
예수재(預修齋)는 죽은 후에 갚아야 할 빚과 과보를 생전에 ‘미리[預] 갚아[修]’ 살아있는 동안 사후의 복을 비는 의식이다. 예수재는 3년마다 돌아오는 윤달에 행하는데,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 ·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預修十王生七經)』 · 『불설수생경(佛說壽生經)』 등이 예수재의 근거가 되는 경전이다.
『예수시왕생칠재의찬요』는 예수재를 행하는 의식과 절차를 정리한 것으로서, 안진호(安震湖, 1880∼1965)의 『석문의범(釋門儀範)』에 전문이 수록되면서 오늘날까지 널리 보급되었다.
먼저 「통서인유편(通敍因由篇)」 제1에서는 예수재가 시작된 기원을 밝히고, 예수재를 통해 모든 중생이 차별 없이 극락왕생(極樂往生)할 수 있음을 밝혔다. 「엄정팔방편(嚴淨八方篇)」 제2에서는 재를 개설하여 부처님의 가호 아래 기도에 따라 감응할 것을 기원하고 있다. 31편의 뒷부분에는 「예수십왕의문(預修十王儀文)」과 육화(六和)가 찬술한 「예수천왕통의(預修天王通儀)」가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다.
이 책은 16∼17세기에 집중적으로 간행되었는데, 현존하는 판본으로는 ① 1576년 광흥사(廣興寺)본, ② 1632년(인조 10) 용복사(龍腹寺)본, ③ 1639년(인조 17) 월정사(月精寺)본, ④ 1647년(인조 25) 보현사(普賢寺)본, ⑤ 1680년(숙종 6) 송광사(松廣寺)본이 있다.
17세기 조선 불교계에서는 불교 의식과 절차를 정리한 의례집이 많이 발간되었는데, 『예수시왕생칠재의찬요』도 그중 하나이다. 이 책은 예수재의 의식과 절차를 정리한 의례집으로, 오늘날에도 이 책에 기초해서 예수재가 행해질 정도로 우리나라 불교 의례에 큰 영향을 준 문헌이다.
특히 내용 가운데 도교(道敎)의 여러 신들, 일직사자(日直使者) · 월직사자(月直使者) · 명부시왕(冥府十王) 등이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불교가 토착화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