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란빙 ()

고전산문
작품
작가와 연대를 알 수 없는 쟁총형 가정소설.
이칭
이칭
수저옥난빙, 옥난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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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옥란빙」은 작가와 연대를 알 수 없는 쟁총형 가정소설이다. 현재까지 국문 필사본 3종과 활자본 3종이 확인된다. 국문 필사본 중 동양문고 8권 8책본은 세책본으로, 20세기 초에 향목동에서 전사하였다. 활자본에는 연작을 예고하는 후기가 쓰여 있다.

정의
작가와 연대를 알 수 없는 쟁총형 가정소설.
이본 현황 및 서지

국문 필사본과 활자본이 있다. 국문 필사본은 「옥난긔봉」·「수졔옥난병」·「수저옥난빙」 등이 있다. 활자본은 ‘옥난빙’으로 되어 있다. 회동서관(1918), 대창서원 · 보급서관(1921), 경성서적조합(1921) 등이 있다. 9회의 회장체로 되어 있다. 각회 서두에는 간략하게 줄거리를 요약해 놓았다. 활자본의 내용은 필사본에 비해 상당히 축약되어 있다. 그중 동양문고 8권 8책본은 세책본으로, 1905년에 필사된 2권을 제외한 나머지는 1915년에 향목동에서 필사되었다.

내용

명나라 성화 연간에 진량은 부인 왕씨와 두 첩 장씨 및 송씨와 함께 살았다. 왕부인은 아들 숙문을 낳고, 장씨는 딸 숙혜를 낳았지만, 간악한 송씨는 자식을 두지 못했다.

예부상서 석홍과 부인 설씨는 자식이 없었는데, 꿈에 한 노인이 주는 난(鸞)을 받아 딸 난영을 낳는다. 석홍은 진숙문의 현명함을 듣고 진양 집안에 청혼한다. 두 집안에서는 각각 옥란이 있었는데, 그것을 맞춰보니 자웅 한쌍이라, 두 사람이 하늘이 정해 준 인연임을 알고 기뻐한다. 하지만 질투심 많은 송씨는 달가워하지 않는다. 뒷날 진숙문은 과거에 급제하여 춘방학사가 된다.

이후 매영이란 여인이 숙문을 유혹한다. 숙문은 그녀를 거절한다. 매영은 병부시랑 유기의 딸인데, 그녀는 숙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온갖 모함을 한다. 하지만 숙문은 난영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뿐더러 둘 사이에 아들 백현도 낳는다. 매영은 송씨와 함께 황제의 애첩을 구슬려 끝내 혼인을 성사시킨다. 그럼에도 숙문은 그녀를 냉대한다. 매영은 온갖 방법으로 난영을 모해한다. 그에 숙문도 잠깐 난영을 의심하지만, 왕 부인의 꾸짖음을 들은 후 오히려 두 사람의 정은 더욱 돈독해져서 쌍둥이도 낳는다.

이 때 북흉노가 중원을 침공한다. 숙문은 대원수가 되어 출전한다. 매영은 그 틈을 타서 시아버지 진양에게 판단이 흐려지는 약을 먹여 난향을 쫓아내는 데에 성공한다. 승전하고 집으로 돌아온 숙문은 장씨로부터 난영이 억울하게 쫓겨난 사연을 듣고 매영에게 더 냉정하게 대한다. 매영은 다시 진양에게 약을 먹여 숙문이 한 달에 보름은 매영 침소에 들도록 명한다. 하지만 숙문은 방에 들어도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는다. 숙문은 난영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서 마침내 도월암에서 난영과 재회한다. 하지만 죄인 행세를 하는 난영은 숙문을 거부한다. 숙문은 난영에게 잠깐 절에 머물게 하고 북경으로 돌아온다.

한편 송씨와 매영은 자객을 시켜 숙문 부자를 죽이려 하지만, 오히려 숙문의 칼에 자객이 죽는다. 이후 매영은 문춘이란 자와 야합하여 임신하는데, 이를 감추기 위해 친정으로 피신한다. 피신한 동안 약을 먹지 않은 진양은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자기의 잘못을 깨우친다. 숙문은 음모에 가담했던 유모를 문초해 사건의 전말을 알고 난영을 데려온다. 진양은 난영에게 사과한다. 황제는 난영에게 절효부인으로 봉한다. 숙문은 진양에게 송씨를 용서해줄 것을 요청하고, 송씨도 개과천선한다.

한편 매영은 숙문의 집안으로 복귀하는 게 불가능해지자, 형주로 달아난다. 형주자사가 반역을 일으킨다. 숙문은 대원수가 되어 반적을 토벌하고 매영도 죽인다. 이후 숙문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린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쟁총형 가정소설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부부 갈등, 처첩 갈등, 황제에 의한 사혼, 계모의 악행 등 쟁총형 가정소설에서 드러나는 전형적인 양상이 이 작품 안에 온전히 담겨 있다. 다만 진숙문은 여타의 쟁총형 가정소설에 비해 여주인공에 대한 의심을 거의 갖지 않는다. 여주인공에 대해 의심을 품는 쪽은 오히려 시아버지라는 점에서 「사씨남정기」로 대표되는 쟁총형 가정소설의 틀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 그러다보니 갈등의 양상도 부부 간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가문 구성원 전체의 문제로 확장된다. 이 점은 서사 구조가 좀 더 복잡해지고, 서사 내용이 방사형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변개라 할 만하다. 실제 활자본 마지막에는 “진문충의록을 보면 더 자세한 이야기가 있다”라는 후기를 남겨 놓았는데, 이는 후작이 있음을 예고한다. 「진문충의록」의 실존 여부와 무관하게, 국문 장편소설에서 보이던 연작을 의식한 글쓰기가 여전히 존재했음을 확인케 하는 기술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지만, 전형적인 쟁총형 가정소설의 내용을 약간 비틂으로써 새로운 소설의 장을 만들 수 있음을 암시한 현상이라 할 만하다. 이 점에서 이 작품은 기존 쟁총형 가정소설의 틀을 온전하게 따르면서도 일정한 변화를 꾀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참고문헌

원전

이윤석, 김경미 교주, 『수저옥란빙·곽해룡전』(경인문화사, 2007)

단행본

김기동, 『한국고전소설연구』(교학사, 1981)
정양완, 『일본 동양문고본 고전소설 해제』(국학자료원, 1994)

논문

엄태웅, 「수저옥란빙 해제」(『민족문화연구』 89,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20)
이승복, 「처첩갈등을 통해서 본 가정소설과 가문소설의 관련양상」(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5)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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