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택(林熒澤) 소장의 『고담요람(古談要覽)』 가운데에 「운영전」·「영영전」 등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자료에 ‘권석주제(權石洲製)’라 하여 작가가 권필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이명선(李明善)의 『조선문학사(朝鮮文學史)』 연표에 「주생전(周生傳)」과 함께 권필의 작품으로 인용된 「장경천전(章敬天傳)」은 「위경천전」의 잘못이다.
「위경천전」은 젊은 남녀인 위경천과 소숙방(蘇淑芳)의 사랑과 위경천의 임진왜란 참전으로 인해 맞게 되는 이별과 비련을 소재로 하고 있다. 남경에 사는 위경천은 임진년 봄에 친구 장생과 함께 양자강을 유람하다가 악양성에서 소숙방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경천은 곧 그녀와 이별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그리움으로 병이 든다. 결국 사연을 알게 된 양가 부모가 두 사람을 혼인시킨다.
그 해 여름에 경천의 아버지가 임진왜란을 당하여 원병장으로 조선에 참전하게 된다. 경천도 막중의 서기직을 맡아 함께 떠난다. 그러나 경천은 이별의 상처가 악화되어 중로에서 그만 죽게 된다. 시신은 상여에 실려 숙방의 집이 있는 악양으로 향하게 된다. 경천의 부음에 접한 숙방도 결국 경천을 따라서 자결한다. 두 사람은 구의산 기슭에 함께 묻히게 된다.
「위경천전」의 주인공이 중국인이면서 임진왜란 당시의 조선출병과 관련되어 있음이 특이하다. 경천이 숙방을 만나 곧 사랑에 빠지는 대목이나, 경천이 출병중 득병하여 죽게 되는 대목은 우연성이 너무 강하다. 이와 유사한 작품으로 주생과 배도·선화와의 사랑을 다룬 「주생전」이 있다. 이들 작품은 임진왜란 때에 조선 출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점도 같다.
「위경천전」은 「주생전」에 비하여 이 작품은 문장의 수준이나 작품의 긴장미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발굴로 작가로서의 권필의 명성을 더하게 하였다. 또한 소설사의 한 가닥이 바로 잡힌 사실은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