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필사본. 1914년 신구서림(新舊書林)에서 발행하였다.
일찍이 할아버지는 판서까지 지낸 사대부 집안이었으나, 아버지가 반신불수가 되면서 몰락하게 된 집안에서 태어난 김원성은 나이가 20세가 되어도 글공부는 고사하고 몸 하나 의지할 곳 없는 신세이다.
우연히 이화라는 퇴기(退妓)를 만나 혼인하고 그녀의 도움을 받아 공부하게 되는데, 공부를 위하여 김원성과 이화는 잠시 헤어진다. 원성이 공부에 전념하고 있는 사이에 이화는 평양사또의 외사촌형인 김목사의 눈에 들어 수청을 요구받는다.
이화가 한사코 거부하자 옥에 가두고 재산을 몰수한다. 이화가 옥에서 시련을 겪고 있을 때, 원성이 마침내 장원급제하였으나 양반의 후예라는 명분에 밀려 하는 수 없이 이조판서의 딸과 혼인한다. 원성이 팔도어사가 되어 평안도로 내려와서 이화가 겪은 고난을 알게 되고, 평양사또의 횡포도 듣게 된다.
원성은 즉각 사또를 파직하고 이화를 구출하여 자기 집으로 보낸 뒤 다시 민심을 살피러 떠난다. 그러다가 살인혐의를 받아 옥에 갇힌다. 원성의 강직함을 알고 있는 홍판서의 딸이 아버지로 하여금 진상을 밝혀 줄 것을 요청하여 마침내 무죄임이 드러나 풀려난다. 그 뒤로 홍판서의 집과는 친분을 두터이 하고, 이화와 본부인을 거느리고 부귀영화를 누린다.
이 작품은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이 고전소설 「춘향전」과 아주 흡사하다. 인물설정에서 여주인공 이화가 퇴기인 점이나 이화의 시련이 사또 형의 수절을 거부한 데서 비롯되는 것, 원성이 어사가 되어 내려와 이화를 구원하여 행복하게 지냈다는 대목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춘향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품 도처에 많은 일화들을 삽입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춘향전」의 내용을 골격으로 하면서 여러 일화들을 적당한 곳에 알맞게 배치함으로써 흥미와 교훈을 강화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주제의식면에서 당시 관료들의 횡포와 부패·부조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점은 당시 사회에 성숙한 의식을 지닌 민중이 존재하였음을 말하여주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하지만 유형화된 인물의 설정, 사건 위주의 작품구성에서 근대소설로서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