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중류령(風中柳令)은 고려시대에 궁정에서 연주하였던 당악 소곡(小曲)의 하나이다.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에는 단독으로 가창하는 주1로 악보 없이 가사만 수록되어 전한다. 조선시대 문헌에 이 곡을 연주하였다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는 점으로 미루어 고려시대의 궁정 음악으로만 활용되었을 뿐, 이후로 실전된 것으로 보인다. 작자는 미상이다.
「풍중류령」은 전단 · 후단을 갖춘 쌍조(雙調) 65자[전단 32자, 후단 33자]에 전단 · 후단이 각각 6구 주2으로 이루어졌다. 곡 이름에 붙은 ‘영(令)’은 편폭이 짧은 사(詞)를 일컫는 용어로서 ‘소령(小令)’이라고도 칭한다. 일반적으로 사(詞)는 단조(短調)[홑단], 쌍조(雙調)[전단과 후단 두 단으로 구성], 삼사첩(三四疊)[3단 혹은 4단으로 구성]에 관계없이 전체 글자 수에 따라 58자 이내를 소령(小令), 59자~90자를 중조(中調), 91자 이상을 장조(長調)로 구분한다.
그런데 「풍중류령」은 전단 · 후단을 합하여 65자이기 때문에 ‘중조’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곡 이름에 가사의 글자 수와 관련되는 ‘영’자가 세주로 붙어 있다. 『고려사』 악지에는 곡 이름에 세주로 ‘중조’가 붙은 사악(詞樂)이 없다. 사악이란 먼저 음악이 있은 뒤에 그 음악에 가사를 지어 붙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음악문학이다. 「풍중류령」의 경우, 사 작가가 기존 소령의 사패(詞牌)에 가사를 지어 붙이는 과정에서 자수를 늘려 전사한 것으로 보인다.
가사 내용은 남녀 간의 애정과 그리움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전단
애빈운장 석미산(愛鬢雲長 惜眉山)[살쩍이 긴 것을 사랑하고 눈썹이 푸른 것을 아끼는데,
심사상견 일시면기(尋乍相見 一時眠起)[서로 만나기만 하면 자다가도 금방 깨네.
위이상험 미욕장언상희(爲伊尙驗 未欲將言相戱)[그대를 위하느라 아직 욕심을 부리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서로 즐깁시다.
조준전 회인심의(早樽前 會人深意)[이른 시간에 술통 앞에서 사람을 만남은 뜻이 깊다오.
후단
삽시한조 안아조파파지(霎時閒阻 眼兒早巴巴地)[삽시간에 사이가 막혀 벌써 눈길이 절박해졌지만
변야해봉제상기(便也解 封題相寄)[곧 마음을 풀고 서로 봉한 편지를 써서 부칩시다.
즘생시관곡 종성연리(怎生是欵曲 終成連理)[어찌하면 친밀해져서 마침내 연리지(連理枝)처럼 되어
관승여 구래식저(管勝如 舊來識底)[전에 안 것보다 나아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