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향 ()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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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해당향」은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남주인공 유곤옥이 공을 세우고 여섯 명의 여주인공과 결연하는 과정을 그린 영웅소설 유형의 작품이다. 영웅소설임에도 여인들과의 결연 과정에 내용이 상당 부분 치중되어 있고, 색정적 묘사, 요괴 출현 등의 몇 가지 특성으로 인해 중국 소설의 번역물일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기존의 논의를 재고하면서 이 작품이 근대의식의 단초로 우리 소설사의 발전적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우리 소설일 가능성이 짙은 작품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키워드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서지사항

3권 3책. 국문 필사본.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과 박순호 소장본이 존재한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은 제1권·2권 말미에 적혀 있는 “긔ᄒᆡ지월 참교 이ᄉᆞ관집 ᄎᆡᆨ이라. 상노의 윤졈쇠요 비의 간란이라.”와 제3권 말미의 “광무 삼연 긔ᄒᆡ지월일이라. 딘셔ᄎᆡᆨ의셔 번역ᄒᆞ기로 문ᄌᆞ가 과히 셰여 부인녜 보ᄋᆞᆸ기 거복ᄒᆞ오니 ○여 보시ᄋᆞᆸ소셔.”의 필사기를 통해, 광무 3년(1899)에 참교 이사관 집의 상노 윤점쇠와 비 간란이에 의해 필사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박순호 소장본은 낙질인 권지 종의 말미에 “뎡유오월 일딘셔ᄎᆡᆨ의셔 번역ᄒᆞ니 문ᄌᆞ가 과히 셰여 보기 거북ᄒᆞ도다”라는 필사기가 적혀 있다. 필사 시기인 정유 오월은 국립중앙도서관본과 비슷한 연대인 1897년일 것으로 추정된다. 박순호 소장본이 국립중앙도서관본보다 먼저 필사되었고, 필사 시기로 보아 출현 시기는 1897년 이전일 것으로 보고 있다.

내용

남주인공 유곤옥이 여섯 명의 여주인공과 파란만장한 인연을 맺는 것이 중심을 이루는 내용이다. 전체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명나라 정덕 말년에 북녘 오랑캐가 침략해 들어오자 순천부 도성현에 살던 상서 화춘과 어사 유원이 자원하여 싸움터로 나선다. 화 상서(화춘)에게는 딸 향념이, 유 어사(유원)에게는 아들 곤옥이 있는데, 출정에 앞서 혼인을 약조한다. 싸움에 패하여 화 상서는 탁수에 투신하고, 유 어사는 사로잡힌다.

화·유 두 집안이 경사로 이사를 가다가 도적을 만나, 유 공자(유곤옥)는 강에 던져지고 화 소저(화향념)는 도적의 겁탈을 피하여 투신한다. 유 공자는 관 처사에게 구출되고, 화 소저는 어옹(漁翁) 마량에게 구출된다.

마량의 부인 여파가 화 소저를 창루에 팔아넘기고, 창루에서 화 소저를 다시 부호의 소실로 팔아넘기려 하자, 화 소저는 시비 향난과 함께 남복으로 갈아입고 도망친다. 유 공자는 관 처사와 함께 지내다가 하산하여 길을 떠난다. 그 뒤 기녀 유랑과 만나 후일을 기약하고, 진 시랑과 만나 함께 낙양으로 와 지낸다.

진 시랑의 매부인 섭원외가 진 시랑의 신세를 지고 있는데, 부호인 계거인의 후취로 딸 섭 소저를 들이기로 한다. 그러나 섭 소저가 갑자기 역질에 걸려 얼굴이 추해지자, 유 공자가 여장(女裝)으로 신부 노릇을 하게 된다. 첫날밤에 동침하려는 계거인을 물리치자 계거인이 그 딸과 자게 하는데, 그 밤에 유 공자가 계 소저와 동침한다.

한편, 화 소저의 꿈에 아버지가 나타나 보검과 전포를 준다. 북녘 오랑캐가 침입하여 명군이 위기에 처하자, 화 소저가 나타나 10만 호병을 죽이고 호장 올니길의 목을 벤다. 유 공자는 진 시랑과 송추로 가는 길에 양 소저와 만나 혼인을 약조하고 길을 떠난다.

유 공자가 떠난 후, 건달인 백수자가 계 소저를 겁탈하고자 하니, 계 소저는 남복으로 갈아입고 유 공자를 찾아 나선다. 이때 정덕황제가 죽고 태자가 즉위하여 과거를 베풀자, 유 공자가 응시하여 장원급제하고 한림학사를 제수받는다.

황후의 오라비인 각로 매방에게 딸이 있다. 그런데 매방의 딸은 병을 앓은 후 이상해져 천당에 가 술법을 배웠다고 하고, 유곤옥과 전생의 인연이 있다며 백벽을 증거로 보인다. 유 학사(유곤옥)가 매 각로(매방)에게 인사를 가자 매 각로가 그런 사정을 이야기하기에, 품에서 관 처사로부터 받은 백벽을 꺼내 보니 똑같은 모습이었다.

한편, 화 소저의 첩서가 천자에게 이르자 병부상서 겸 정북장군을 제수하여 부르는데, 화 소저가 진정표를 올려 자신이 여자임을 밝힌다. 천자가 화 소저를 진국부인에 봉하고 혼인이 약조되어 있는 유곤옥을 불러 만나게 한다. 유 학사가 어머니를 만나러 길을 떠나 산중의 요광사라는 절에 묵는데, 악양왕의 혼령이 나타나 귀신 쫓는 보검을 준다.

그 밤에 화 소저의 모습을 한 여자가 나타나자 유 학사는 속으로 의아해하면서 동침을 하려는데, 요괴가 나타난다. 유 학사가 보검으로 찌르자 요괴는 도망가고 여자는 죽은 시체가 되어 있어, 유 학사는 살인자로 몰려 강주자사에게 심문을 받는다. 강주자사 매영은 매 각로의 아우이다.

이때 운유보살이라는 한 여관이 나타난다. 운유보살은 유 학사가 죽인 그 여자가 매 소저인데, 그녀에게 천년 구미호의 영이 들어가 있다 하고 신술로 매 소저를 살려낸다. 유 학사가 어머니를 만나 모시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요광사 근처에 묵는데, 악양왕의 묘를 찾다가 다시 소년으로 변한 요괴와 만나지만 도인의 도움을 받아 벗어난다.

유 학사는 예부상서에 제수된 뒤, 북녘 오랑캐의 화친 표문이 이르러 조정에서 의논할 때 강화사로 가게 된다. 호왕이 처음에는 사신으로 온 유 상서(유곤옥)를 잡아 가두었으나 왕비와 공주의 청을 듣고는 유 상서를 풀어준다. 유 상서는 공주와의 혼인을 약조하고 나서, 아버지와 함께 귀환한다.

한편, 화 상서는 일찍이 탁수에 투신했다가 한 도사에게 구조되고 그 딸과 혼인하여 아들 성윤을 낳는다. 도사의 지시로 하산하여 양자강에서 유 상서와 만나 경사로 향한다. 중간에 계생을 만나 데리고 가는데, 계생은 계 소저가 변복한 모습이었다.

매 각로가 천자에게 아뢰어, 천자가 유 상서에게 매 소저와 혼인하도록 명하고〔賜婚〕, 같은 날 유 상서는 화 소저 · 매 소저 · 계 소저와 혼례를 치른다. 이날 유랑이 찾아온다. 유랑은 그 동안 도인에게서 신술을 배워 강주에서는 여보살로, 악양묘에서는 도인으로 변장하여 유 상서를 도와주었던 것이다.

또한 호왕의 공주가 이르고, 양 소저도 데려온다. 그래서 유 공자는 모두 여섯 여자와 살며, 그 사이에서 9자 3녀를 두어 부귀를 극진히 누린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남주인공 유곤옥의 입공(立功)과 결연을 그린 영웅소설 유형에 속한다. 다만 여섯 여인과의 결연에 상당 부분이 할애되어 있고, 특히 색정적(色情的)인 묘사가 여러 장면에 등장하며, 요괴가 출현하는 등의 몇몇 이질적인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기존에는 이 작품을 중국 청대(淸代)의 통속소설의 번역물 정도로 규정하였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작품 내 우리의 전통적 삽화가 등장하고, 작품이 보여 주는 사적 욕망을 향한 열린 시각은 당대 소설사 내에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독자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시도였다. 이는 곧 근대의식의 단초로,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우리 소설사의 발전적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했다는 평가와 더불어 우리 소설일 가능성이 짙은 작품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참고문헌

논문

정인영, 「〈해당향〉 연구—소설사적 맥락을 중심으로—」(『한국문학논총』 43, 한국문학회, 2006)
관련 미디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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