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자 및 편찬 연대는 미상이다. 수록된 시조의 ‘거룩다 우리 회원(會員) 기영회(耆英會)를 비길네라/이삼(二三) 백발옹(白髮翁)은 남극수성(南極壽星) 안이신가’라는 구절로 보아, 20세기 초 소규모의 가곡 동호인 모임에서 사용되었던 가집으로 추정된다.
1책. 필사본. 총 116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크기는 가로 20.5㎝, 세로 32.6㎝이고, 필체는 서투르고 잘 쓰지 못한 글씨[拙筆]이지만, 한 글자 한 글자 투박하게 정서(正書)하였다. 전북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수록 작품은 흔히 단가로 불리던 「소상팔경」, 가곡 93수(남창 46수, 여창 47수), 가창가사 「상사별곡」·「춘면곡」·「죽지사」·「황계타령」·「길군악」, 「태평가」 1수, 시조 68수이다.
이러한 편집체제는 가곡·가사·시조가 당대 가창문화권에서 상호 경쟁하던 현상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소상팔경」과 가곡 사이에 평·우·계 삼조(三調)나, 풍도형용(風度形容), 매화점장단, 장고장단, 8음도(연음표) 등 가곡가집에 흔히 수록되는 가곡 이론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가사 이하 시조창 사설 68수는 필체가 달라, 이 가집의 원래의 편집 목적이 남·여창 가곡 한바탕의 기록에 놓여 있다고 보게 된다.
이 가집은 가곡 한바탕, 가사(歌詞), 시조가 함께 수록되는 20세기 초 가집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가곡원류』계 가집까지 줄기차게 기록되던 ‘중대엽’ 곡목이 제외되었고, 사설마다 8음도(연음표)를 표시하였으며, 악곡당 수록 작품 수가 1~5수(首)로 발췌하거나 초록하였다.
또한 이전 시기 가집의 사설목록집으로서의 성격과 달리, 성악보집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보여주는 20세기 초 소규모 가곡동호인 모임의 연창용(演唱用) 가보(歌譜)로 여겨진다. 이 시기의 가집은 현재도 자료의 발굴과 보고가 진행되고 있어, 이 가집은 앞으로 20세기의 전환기적 가곡 및 시조의 성격을 탐색하는 기본 자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