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에 간행된 『부모은중경』 판본은 모두 3종이 전하는데, 1300년 주1 4년 판본 1종과 1378년 무오년 판본 2종이다. 대덕 4년 판본은 경주 기림사에 소장되어 있으며, 무오년 판본은 경주 기림사 소장본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구.호암미술관 소장본]이 전한다. 이 두 무오년 간행본은 동일한 판본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동일한 판본이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1378년 간행본은 『부모은중경』 판본 중에 처음으로 본문에 삽화적 성격의 판화(板畵)를 적절히 배치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이 판본은 15세기에 간행된 여러 『부모은중경』 판본과 판식이 동일한데, 이에 이 계통의 판본이 조선시대에 간행된 『부모은중경』의 주2이 된 것으로 보인다.
『부모은중경』은 부모님의 은혜가 한량없이 큼을 강조하면서 그 은혜에 보답하는 방법을 불교적 관점에서 서술한 경전이다. 대체로 중국 당나라 때 성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중국과 일본에서는 주로 필사본으로 유포되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말기 이래로 목판본으로 다수 간행되어 널리 유통되었다. 조선시대에는 『부모은중경』이 상당히 다수 간행, 유통되었는데, 현재 조사된 판종만 80여 종에 이르며, 이중에는 16세기 중엽 이후 간행된 언해본도 다수 포함된다. 고려 말기인 1378년에 간행된 이 판본은 조선시대 판본의 모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 연구, 보존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주요 서지 사항을 살펴보면, 변란(邊欄)은 상하단변으로 권자장(卷子裝)이나 절첩장(折帖裝)에 적합한 형식인데, 절첩장 형식으로 장정되어 있다. 책 크기는 29㎝×11.3㎝이고, 판의 높이는 21.5㎝이다. 행자수(行字數)는 접은 한 면을 기준으로 6행 15자씩 배자되어 있다. 절첩 부분에 ‘부모(父母)’라는 간략한 서명이 기재되어 있고, 그 밑으로 장수(張數)가 기재되어 있다. 이 책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僞經)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책에는 본문 첫 행 권수제 아래에 주3을 역자(譯者)로 기재하여 인도의 불경을 중국에서 번역한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도 하였다.
『부모은중경』은 『묘법연화경』과 함께 조선시대에 다수, 다량 간행된 불교 서적의 하나로, 당시 사회의 불교 신앙을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이 『부모은중경』 판본은 고려 말기인 1378년에 간행된 『부모은중경』 판본의 하나로, 조선시대에 다수 간행된 『부모은중경』 판본의 모본으로 파악된다는 점에서 한국 불교 사상사, 한국 출판 문화사 등의 연구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