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단은 건물 하단에 위치하는 높은 대를 말하는 것으로 지면으로부터 발생한 습기가 건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고 통풍과 채광 등을 유도하여 쾌적한 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기단은 만드는 재료의 종류에 따라 토축기단, 자연석기단, 장대석기단, 가구식기단, 전축기단, 와적기단, 혼합식기단 등으로 구분한다.
가구식기단은 석조기단의 일종으로 주로 화강석을 사용해 만드는데 그 만드는 방식이 마치 목조가구와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석조기단으로 또 많이 사용되는 것이 장대석기단이다. 장대석기단은 단면은 방형이고 길이가 긴 마치 도로 경계석처럼 생긴 돌을 벽돌처럼 쌓는 적석식 기단이다. 장대석 기단은 가구식 기단과 함께 한국건축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 기단인데 주로 조선시대에 많이 나타난다. 조선시대 이전 사례로는 예산 수덕사 대웅전, 안동 봉정사 극락전이 등이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가구식기단은 주로 고려시대 이전 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먼저 지면에 지대석(地臺石)을 놓고 그 위에 건물 기둥을 세우듯 일정한 간격으로 기둥석을 세운다. 이때 기단 모서리에 세워지는 기둥석을 우주석(隅柱石)이라 하고 중간의 기둥석을 탱주석(撑柱石)이라고 한다. 기둥과 기둥 사이는 얇은 판석으로 막는데, 이를 면석(面石) 또는 청판석(廳板石) 이라고 한다.
다시 그 위에는 수평으로 길게 돌을 얹어 완성하는데, 이 돌을 갑석(甲石)이라고 한다. 갑석과 지대석은 2-3단으로 하여 눈썹처럼 튀어나오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국시대 가구식기단은 지대석과 탱주, 우주, 면석, 갑석을 모두 별석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남북국 시대 신라건축에서는 면석과 탱주석, 우주석을 하나의 돌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고려시대에는 면석을 대신해 장대석을 사용하는 경향이 많아지면서 점차 가구식 기단은 사라지고 장대석 기단이 일반화되었다.
탱주석과 우주석 없이 지대석과 갑석 사이에 면석만을 연결해 만든 가구식기단의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백제 미륵사지 동서금당 및 탑, 통일신라 감은사지 금당 및 탑, 성주사지 금당, 거둔사지 금당, 고려시대 부석사 무량수전, 조선시대 쌍봉사 대웅전 등이 그 사례이다. 탱주석과 우주석이 모두 갖추어진 가구식기단의 대표적인 실례로는 통일신라시대 불국사 대웅전과 극락전을 들 수 있다. 통도사 대웅전은 면석에 꽃을 조각해 화려하게 장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