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선과나무는 뽕나무과의 작은키나무이다. 높이는 2∼5m 정도로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 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학명은 Ficus erecta Thunb.이다.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는데, 긴 타원형으로 두껍고 광택이 난다. 꽃은 암수딴그루로 5∼6월에 핀다. 꽃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은화(隱花)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천선과좀벌이라고 하는 작은 벌에 의해서 수정이 이루어진다.
암벌이 수화낭 속에 알을 낳고 수화낭은 가지에 달린 채로 월동을 한 후 이듬해 여름 좀벌들이 부화한다. 이때 좀벌들이 꽃가루를 뒤집어쓴 채 밖으로 나가 암화낭을 찾아 들어가면서 수정이 이루어진다. 열매는 9∼10월에 흑자색으로 익는다.
천선과나무는 우리 땅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토종 무화과나무이다. 무화과보다 훨씬 작지만 비슷하게 생긴 동그란 열매를 맺는다. 구슬만한 크기의 말랑말랑한 흑자색 열매는 젖먹이 애기를 둔 엄마의 젖꼭지와 모양이 흡사하여 전라남도 일부 지방에서는 ‘젖꼭지나무’라고 부른다.
천선과(天仙果)는 중국 사람들이 처음 붙인 이름으로 ‘하늘의 신선이 먹는 과일’이란 뜻이다. 무화과에 비하여 단맛이 많이 떨어져 이름과 달리 그다지 맛이 좋지는 않다. 천선과는 무화과나무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까지 지체 높은 분들이 과일로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무에 상처를 내면 유액(乳液)이라는 하얀 액체를 분비한다. 이 때문에 우유보(牛乳甫)라는 이름도 있는데, 하얀 우유가 조금씩 나온다는 뜻이다. 유액은 상처 치료 등 항균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동읍 다호리에 있는 창원 다호리 고분군(사적, 1988년 지정)에서 천선과로 추정되는 씨앗이 나오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