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돼지 사육은 서기 0~400년경에 야생 멧돼지를 사육하면서 시작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 곽지 및 김녕 유적지에서 초기철기시대[서기전 200년경]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주1인 소, 멧돼지, 사슴 등의 유골들이 다수 발굴되어 이와 같은 역사적인 기록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헌 기록으로는 이익(李瀷)의 『성호사설(星湖僿說)』, 한치윤의 『해동역사(海東繹史)』, 김정호의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등에 제주도의 돼지 사육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제주도에서는 돼지우리를 돗통[혹은 통시]으로, 돼지는 돗, 뒈야지, 도야지, 도새기 등으로 불렀으며, 제주 흑돼지의 전래 생활 공간인 돗통은 인분과 음식물 쓰레기 처리, 퇴비의 생산 및 뱀으로부터의 방어 등 생태 순환의 장치 역할을 하였고, 인분과 폐기물의 처리로 지하수를 지켜 왔으며, 퇴비는 인산이 풍부하여 농지의 지력 상승에 효과를 주었다.
제주도에서 돼지고기는 혼례, 상례 등 큰 일에 빠질 수 없는 음식 재료로, 주2을 통해 이웃, 친척, 마을 간 공동체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였으며 이를 통해 제주만의 독특한 음식문화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주도의 돼지고기를 이용한 음식으로는 도마 위에 얹어서 나오는 돔베고기, 잔치나 경조사 때 대접한 고기국수, 돼지 피와 내장을 이용한 순대[수애], 육수에 모자반을 넣고 만든 몸국 등이 있다.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제주 흑돼지의 개체수가 급감 ·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자,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에서는 1986년 재래종 돼지 5마리를 확보하여 순수 혈통 보존을 위해 복원 사업을 시작하였다.
유전자 특성 분석 결과 육지 재래돼지와 차별된 혈통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는 점과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 『성호사설』 등의 역사적 사실 등을 근거로 하여 2015년 3월 17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50호 ‘제주 흑돼지’로 지정되었다. 현재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 관리지침」에 의거하여 축산진흥원에서 250여 마리의 제주 흑돼지를 사육 ·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