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필사본. 필사자 미상. 『충렬협의전(忠烈俠義傳)』의 속서(續書)로 1890년(광서 16) 청나라에서 간행된 『소오의(小五義)』(124회)를 번역한 책이다.
장서각 소장 낙선재본 『충렬소오의』는 31권 31책이다. 번역 양상은 원전에 충실한 축자역의 형태를 띠지만, 일부 시(詩), 찬(讚), 등장 인물 묘사 등은 생략되었다. 반면, 고유명사나 문물제도 등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어휘들은 세주(細註)를 달아 설명하였다. 구체적인 번역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작품의 완성 연대가 1890년이므로 그 이후에 전해져 번역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에 규장각에도 한글필사본이 전하고 있다. 권1∼2에 해당하는 1책이 유실된 30권 16책으로 되어 있다.
규장각본과 낙선재본을 비교해 보면, 규장각본은 여러 곳에서 수정한 모습이 보이는 데 반해 낙선재본은 수정한 부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또한 낙선재본은 규장각본에서 수정한 부분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규장각본을 저본으로 필사된 것으로 추측된다. 즉 규장각본이 먼저 필사되고, 부분적인 수정이 이루어진 다음에 이를 토대로 낙선재본이 필사된 것이다. 이 필사본 2종은 당시 궁중에서의 중국 소설 번역 상황과 번역 과정을 고찰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충렬소오의』의 내용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 40회는 안사산(顔査散)이 양양 순안(襄陽巡按)으로 부임하고, 백옥당(白玉堂)은 동망진(銅綱陣)에서 관인(官印)을 찾으려다 목숨을 잃으며, 노방(盧方)·한장(韓章)·서경(徐慶)·장평(蔣平)·구양춘(歐陽春)·지화(智化) 등이 군산 채주(君山寨主) 종웅(鐘雄)을 제압하여 조정에 귀순케 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후반부 80회는 심중원(沈中元)이 안사산을 납치하자 애호(艾虎)가 서경의 아들 양(良), 노방의 아들 진(珍), 백옥당의 조카 운생(芸生), 한장의 아들 천금(天錦) 등을 차례로 만나 결의형제를 맺고 양양에 모여 동망진을 공격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충렬소오의』는 『삼협오의(三俠五義)』의 연작이며 궁중에서만 번역 유통된 작품이다. 『삼협오의』의 번역본인 『충렬협의전』이 삼협(三俠)과 오의(五義)의 활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 반면, 『충렬소오의』는 애호를 비롯한 삼협과 오의의 아들과 조카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중국본에서는 매회 서두에 작품의 서사 전개와 관련이 없는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가 머리말[入話]에 실려 있다. 그러나 번역본에서는 이들을 ‘충렬소오의 부편’에 별도로 묶어 수록하였다. 이는 다른 번역본에서는 보이지 않는 번역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