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요전 ()

고전산문
작품
명나라의 신마소설(神魔小說) 『평요전(平妖傳)』의 번역본.
이칭
이칭
평요기(平妖記), 삼수평요전(三遂平妖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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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명나라의 신마소설(神魔小說) 『평요전(平妖傳)』의 번역본.
구성 및 형식

한글필사본. 필사자 미상. 낙선재본으로 9권 9책이 있다. 명대 신마소설 『평요전』을 번역한 책이다. 원전 『평요전』의 최초 판본은 나관중(羅貫中)이 편찬한 20회본이다. 이후 풍몽룡(馮夢龍)이 20회를 40회로 증보하였는데, 이 판본이 널리 유행하였다.

낙선재본은 표지에 ‘평요기(平妖記)’라고 쓰여 있다. 원작의 장회(章回)와 상관없이 75장 내외의 분량에 맞추어 분권하였기 때문에 매권 마지막 부분에서는 축약, 생략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회목명이 일치하지 않은 것도 있고, 빠진 것도 있어 원전을 보고 대역하지 않고, 다른 한글필사본을 저본으로 하여 재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낙선재본 외에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에도 있다. 나손(羅孫) 김동욱(金東旭) 소장본으로 표지에 ‘평요전(平妖傳)’이라 쓰여 있다. 전체 5책 가운데 권3과 권5, 2책만 전한다. 필사기에 근거하면, 1835년(을미년)에 권3을 필사하고 이듬해 1836년(병신년) 겨울에 권5를 필사하려 했으나 여의치 못해 1838년(무술년) 정월에 완성했음을 알 수 있다. 두 필사본 모두 40회본을 저본으로 번역한 것이다.

내용

『평요전』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춘추전국 시기, 운몽산(雲夢山)의 원공(袁公)은 비서(秘書) 여의책(如意冊)을 훔쳐 백운동 석벽에 그 비법을 새겨 놓았다가 옥황상제에게 발각되어 백운동의 천서를 지키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송나라 인종 연간에 여우어미 성고고(聖姑姑)는 아들 좌출(左黜)과 딸 미아(眉兒)를 데리고 길을 떠난다. 꿈에 측천무후(則天武后)가 나타나 미래의 일을 예언하고, 함께 자던 미아는 바람에 날려 장란(張鸞)의 집에 떨어지고, 장란은 그녀를 조카로 삼는다.

어느 날, 도인 유구아(劉狗兒)의 수양아들인 단자화상(蛋子和尙)은 부친이 죽자, 천서를 찾으러 백운동으로 떠난다. 그리고 천서의 내용을 해독하기 위해 성고고를 찾아간다. 한편, 미아는 황궁에 숨어들어가 황제를 유혹하려다 관성(關聖)에게 살해되고, 그 영혼은 장란이 그린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장란은 전당포를 운영하는 호원외(胡員外)에게 그림을 맡긴다. 호원외는 밤마다 그림 속에서 나오는 여인과 만나고 이를 알게 된 부인이 그림을 태우는데, 그 재가 입으로 들어가 잉태가 되어 딸 영아(永兒)를 낳는다. 영아는 10살이 되던 해에 떡을 사가지고 오다가 성고고를 만나 여의책을 얻는다. 영아는 매일 밤 술법을 익히고 호원외가 이를 보게 된다. 호원외는 영아를 죽이려 하지만 실패하자 바보 감가(憨哥)에게 시집보낸다.

그러나 영아는 그 집에서 나와 성고고, 단자화상, 좌출, 장란 등을 만나고 함께 도술을 연마한다. 성고고는 패주(貝州)에 사는 왕칙(王則)에게 접근하여 반란을 모의하고, 그를 영아와 혼인시킨다. 왕칙이 도술을 부려 부고(府庫)의 돈과 쌀을 사병에게 나눠 주다가 수감되자 좌출이 구해 낸다. 왕칙 무리가 반란을 일으켜 칭제하자, 인종은 유언위(劉彦威)에게 명하여 패주를 정벌하게 하지만 실패한다. 조정에서 다시 문언박(文彦博)을 보내고, 제갈수지(諸葛遂智), 마수(馬遂), 이수(李遂) 등의 도움을 받아 왕칙과 영아를 사로잡아 반란을 진압한다. 문언박은 노국공(潞國公)에 봉해진다.

의의와 평가

『평요전』은 북송 연간에 왕칙과 호영아가 일으킨 반란을 문언박이 ‘삼수(마수, 이수,제갈수지)’의 도움을 얻어 진압하는 것이 주요 줄거리이다. 왕칙의 반란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지만 그 밖의 대부분은 요괴들이 도술을 연마하고 인간과 싸우는 시공(時空)을 초월한 환상적인 이야기들이다. 예컨대, 선녀 구천현녀(九天玄女)가 오나라와 월나라의 전쟁에 개입하고, 여우 정령들이 도술을 익히며, 측천무후와 연인 장창종(張昌宗)이 환생하는 등 비현실적이고 신괴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조선에는 영조 연간 이전에 전래되어 왕실 및 민간에서 두루 읽혔던 소설로 판단된다. 나손본은 낙질본이지만 낙선재본보다 선행본이며, 모두 동일한 계열의 번역본에서 파생된 전사본으로 추정된다. 생략과 축약이 많고 의역도 있어 조선시대 중국소설이 번역, 전승되어 가는 과정을 유추할 수 있으며 나손본에 적힌 필사기는 당시 소설의 유통 상황을 잘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참고문헌

『평요기(平妖記)』(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평요전(平妖傳)』(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평요기·평요전』(박재연·김영·김민지, 이회, 2004)
「『평요전』 번역본에 대하여」(박재연, 『중국학연구』6, 1991)
「평요전의 한국 번역문학적 수용」(정규복, 『아세아연구』34,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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