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룡팔부는 불법을 지킨다는 천산과 용신 등 8명의 호법신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팔부중, 팔부신장, 팔부신중이라고도 한다. 불교가 발전하면서 인도의 토착신들이 불법과 불국토를 수호하는 신으로 수용되었다. 특히 천, 용, 야차는 인도 각 지방에서 숭상되었던 천신과 뱀의 신 나가, 약샤였다. 팔부신중은 원래 인도식 옷을 입었다. 중국과 한국으로 유입되면서 투구와 갑옷을 입은 무장의 형태로 바뀌었다. 8세기경 신라에서는 석탑 기단부 면석에 각 2구씩 8구의 팔부중을 조각하기 시작하였다. 신라 말 고려 초까지 경주를 중심으로 각지의 석탑에 천룡팔부가 새겨졌다.
일반적으로 천룡팔부는 불국(佛國) 세계를 지키는 8명의 선신(善神)을 통칭하는 말이다. 신들이라는 의미로 팔부중(八部衆), 혹은 신이면서 장군이라는 의미로 팔부신장(八部神將)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천룡팔부와 팔부중은 천산과 용신 외에 다른 6명의 신을 합친 신들을 묶어서 부르는 이름이라는 점에서 같다. 일찍 찬술된 여러 경전에 부처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모여든 여러 중생의 하나로 천룡팔부, 팔부중이라는 명칭이 혼용되지만, 8명의 이름이 일일이 거론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천룡팔부의 이름이 등장하는 『법화경(法華經)』, 『무량수경(無量壽經)』, 『반야심경(般若心經)』 등에는 경전에 따라 여래팔부중과 사천왕팔부중으로 분류된다. 여래팔부중은 천 · 용 · 야차(夜叉) · 건달바(乾達婆) · 아수라(阿修羅) · 가루라(迦樓羅) · 긴나라(緊那羅) · 마후라가(摩睺羅伽)이며, 사천왕에 소속된 팔부중은 용 · 야차 · 건달바 · 비사사(毘舍闍) · 구반다(鳩槃茶) · 벽협다(薛荔多) · 부단나(富單那) · 나찰(羅刹)이다. 사천왕 팔부중은 4명의 사천왕 각각의 권속으로 보살에서 천신, 사천왕, 팔부중에 이르는 위계질서 체계에 속해있다.
원래 인도 각지에 있었던 다양한 토착신들이 불교가 발전하면서 부처의 법과 불국토(佛國土)를 수호하는 선신(善神)으로 수용되었다. 특히 천 · 용 · 야차는 인도 각 지방에서 보편적으로 숭상되었던 천신과 뱀의 신 나가(naga), 약샤(yakṣa)였다. 건달바, 아수라, 긴나라, 구반다 등의 다른 신들도 인도의 토착신으로 『마하바라타』, 『리그베다』를 비롯한 각종 신화에 등장한다. 이들이 대승불교의 발전에 따라 불교에 포섭되어 8명의 신중으로 묶여 천룡팔부가 되었다.
팔부중의 이름은 인도 산스크리트어를 그대로 음역한 것이며, 신들의 속성에 따라 아수라는 비천(非天)으로, 약샤(야차)는 포악(暴惡)으로, 건달바는 심향(尋香) 등으로 의역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음역된 명칭으로만 불렸다. 중국, 한국, 일본에서는 여래팔부중이 조각이나 회화로 만들어졌고 사천왕팔부중은 드문 실정이다. 이들은 원래 고대 인도의 신들로 인도식 옷을 입은 모습이었지만 서역을 거쳐 중국과 한국으로 유입되면서 투구와 갑옷을 갖춰 입은 무장(武將)의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護法) 신장(神將)에 적합한 외형으로 변모된 것이다.
『법화경』에는 석가모니의 설법을 들으러 모여든 청중의 다양성을 설명할 때, 천룡팔부를 거론하지만 팔부에 이미 천과 용, 즉 천신과 용신이 포함되어있다. 이때의 천과 용은 팔부 신중을 대표하는 역할을 한다. 천은 하늘을 다스리는 천신을 말하는 것이고, 용은 원래 나가라고 불리는 코브라신을 중국에서 용으로 번역한 것이다. 건달바는 음식을 먹지 않고 대신 향을 즐기며 음악을 들려주며 천신들을 공양하는 신으로, 머리에 사자관(獅子冠)을 쓰고 손에 삼지창을 들고 있다. 참혹한 아수라도에 머무는 귀신의 왕 아수라는 얼굴이 3개에 팔이 6개인 다면다비상(多面多臂像)이고, 힌두교의 창조신인 브라흐마의 손톱 끝에서 태어나 천계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긴나라는 사람의 머리에 새의 몸과 날개를 가진 모습이다. 마후라가는 배와 가슴으로 기어다니는 존재라 하여 '대흉복행(大胸腹行)'이라고 번역되지만 마후라가라는 이름으로만 불렸고 음악을 담당하는 신이다. 마후라가는 불법을 구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고, 거만한 성격을 버리고 겸손하게 기어다닌다고 한다. 주로 사원 외곽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며 손에 뱀을 잡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가루라는 원래 광명의 신 비슈누의 상징이자 승물(乘物)인 상상의 새를 신격화한 것으로, 새 중의 왕이며 뱀과 용(龍)을 잡아먹는 신이다. 뱀으로 상징되는 장애를 없애주는 신으로 숭상된다. 두 날개를 펼치면 길이가 336만리나 되는 황금빛 새라고 하여 금시조(金翅鳥)로 번역되며, 새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한국에서 천룡팔부 조각이 처음 나타나는 것은 신라 중대이다. 8세기경 건립된 석탑 기단부 면석에 각 2구씩 8구의 팔부중을 조각하기 시작한 이후 나말려초까지 숫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경주를 중심으로 각지의 석탑에 천룡팔부가 새겨졌다. 경우에 따라 석탑 초층에는 사천왕이, 하층 기단에는 12지신이나 천인이 조각되어서 석탑 전체가 불교의 계위를 충실히 따랐음을 알려준다. 신라의 천룡팔부는 현재 전해지는 중국의 팔부중과 도상적으로나 양식적으로 일치하지 않으며, 같은 시기 일본의 팔부중과는 유사점이 보인다는데 특징이 있다. 그러나 고려시대의 천룡팔부는 잘 알려지지 않았고, 조선 후기의 불화에서 불 · 보살의 권속으로 다시 나타난다. 이는 유물로 남아있지 않더라도 한국인들이 역사적으로 천룡팔부의 개념과 역할을 주지하고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천룡팔부는 소승불교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은 대승불교의 신중이다. 즉, 불교의 대승화(大乘化) 단계에서 인도 각지에서 신봉되던 재래신들을 대거 받아들여 부처를 따르는 불교의 권속(眷屬)으로 포섭한 것을 잘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또한 팔부중 개별 신들의 기원은 인도에 있지만 그 도상(圖像)은 호국불교(護國佛敎)의 성격이 강한 서역과 중국, 한국에서 무장 형태로 만들어 호법, 호국의 이념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