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출자는 훈민정음 중성의 초출자에 ‘ㆍ’를 다시 결합하여 만든 글자이다. 『훈민정음』의 「제자해」에서 11개의 중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초출자는 기본자를 결합하여 만든 ‘ㅗ, ㅏ, ㅜ, ㅓ’를 말한다. 초출자에 다시 ‘ㆍ’를 결합하여 ‘ㅛ, ㅑ, ㅠ, ㅕ’ 4개의 재출자를 만들 수 있다. 재출자는 음운론적으로 ‘ㅣ’로 시작하는 상향 이중모음으로 추정된다. 재출자의 음가는 초출자의 음가와 다르다는 점에서 단순히 글자의 합자로 볼 수 없다. 재출자는 이런 특성으로 더 이상 분석할 수 없는 문자소 단위의 집합인 중성 11자에 포함된다.
『훈민정음』의 「제자해」에서는 ‘훈민정음’ 중성의 기본자는 천지인(天地人)을 본떠 ‘ㆍ, ㅡ, ㅣ’ 3자를 만들었다고 설명하였다. 즉 ‘ㆍ’는 하늘이 둥근 모양, ‘ㅡ’는 ‘땅이 평평한 모양’, ‘ㅣ’는 ‘사람이 서 있는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ㆍ’는 ‘설축(舌縮)’, ‘ㅡ’는 ‘설소축(舌小縮)’, ‘ㅣ’는 ‘설불축(舌不縮)’의 특성을 갖는다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설명과 외국어 전사에 사용된 ‘ㆍ, ㅡ, ㅣ’의 음가를 바탕으로 하면, ‘ㆍ’는 후설저모음 [ʌ], ‘ㅡ’는 중설고모음 [ɨ], ‘ㅣ’는 전설고모음 [i]였을 것으로 추정해 오고 있다.
「제자해」에서는 ‘ㆍ, ㅡ, ㅣ’를 서로 결합하여 ‘ㅗ, ㅏ, ㅜ, ㅓ’ 4자를 더 만들었다. 그리고 ‘ㅗ’는 ‘설축’으로서 ‘ㆍ’와 같지만 ‘구축(口蹙)’의 성질을 갖고, ‘ㅏ’는 설축으로서 ‘ㆍ’와 같지만 ‘구장(口張)’의 성질을 가지며, ‘ㅜ’는 ‘설축’으로서 ‘ㅡ’와 같지만 ‘구축’의 성질을 갖고 ‘ㅓ’는 ‘설축’으로서 ‘ㅡ’와 같지만 ‘구장’의 성질을 갖는다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설명과 외국어 전사에 사용된 ‘ㅗ, ㅏ, ㅜ, ㅓ’의 음가를 바탕으로 하면 ‘ㅗ’는 [o], ‘ㅏ’는 [a], ‘ㅜ’는 [u], ‘ㅓ’는 [ə]였을 것으로 추정해 오고 있다.
「제자해」에서는 초출자 ‘ㅗ, ㅏ, ㅜ, ㅓ’에 다시 ‘ㆍ’를 더하여 ‘ㅛ, ㅑ, ㅠ, ㅕ’ 4자를 더 만들고, 그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ㅛ’는 ‘ㅗ’와 같지만 ‘ㅣ’에서 시작된다. ‘ㅑ’는 ‘ㅏ’와 같지만 ‘ㅣ’에서 시작된다. ‘ㅠ’는 ‘ㅜ’와 같지만 ‘ㅣ’에서 시작된다. ‘ㅕ’는 ‘ㅓ’와 같지만 ‘ㅣ’에서 시작된다.” 이어서 “‘ㅗ, ㅏ, ㅜ, ㅓ’는 하늘과 땅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초출이 되고, ‘ㅛ, ㅑ, ㅠ, ㅕ’는 ‘ㅣ’에서 시작되어 사람을 겸하였으므로 재출이 된다. ‘ㅗ, ㅏ, ㅜ, ㅓ’에서 둥근 것(즉 ‘ㆍ’)을 하나로 한 것은 초출의 뜻을 취한 것이다. ‘ㅛ, ㅑ, ㅠ, ㅕ’에서 그 둥근 것(즉 ‘ㆍ’)을 둘로 한 것은 ‘재출’의 뜻을 취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면 재출자는 초출자인 ‘ㅗ, ㅏ, ㅜ, ㅓ’에 ‘ㆍ’를 다시 더하여 만든 것으로서, ‘ㅣ’로 시작된다는 것을 제하면, ‘ㅗ, ㅏ, ㅜ, ㅓ’와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설명을 바탕으로 ‘ㅛ, ㅑ, ㅠ, ㅕ’는 ‘ㅣ’로 시작하는 상향 이중모음 [yo], [ya], [yu], [yə]로 추정해 오고 있다.
이상의 설명을 종합하면 재출자 ‘ㅛ, ㅑ, ㅠ, ㅕ’는 음운론적으로 [yo], [ya], [yu], [yə]로서 이중모음이고, 문자론적으로 초출자에 ‘ㆍ’를 다시 더하여 만들었지만, 그 제자에 ‘ㆍ’는 글자 모양만 취하고 그 음가 [ʌ]는 취하지 않았다. 그래서 재출자 ‘ㅛ, ㅑ, ㅠ, ㅕ’는 ‘ㅗ, ㅏ, ㅜ, ㅓ’와 ‘ㆍ’의 ‘합자’나 ‘합용’이라 할 수 없고, 더 이상 분석할 수 없는 문자소 부류인 중성 11자에 속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