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의 「제자해」에 따르면, 초성은 ‘ 아음(牙音), 설음(舌音), 순음(脣音), 치음(齒音), 후음(喉音)’의 각 조음 위치에서 ‘가장 약한[不厲]’ 불청불탁음(不淸不濁音)을 발음할 때 관여하는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 기본자를 만들었다.
그런데 아음에서는 그 불청불탁음의 소리가 후음과 비슷하여 전청음을 기본자로 하고, 치음에서는 불청불탁음이 없어서 전청음의 마찰음을 기본자로 삼았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아음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을 본떠 ‘ ㄱ’으로, 설음은 혀가 윗잇몸에 닿는 모양을 본떠 ‘ ㄴ’으로, 순음은 입술의 모양을 본떠 ‘ ㅁ’을 만들었다. 치음은 이의 모양을 본떠 ‘ ㅅ’으로, 후음은 목구멍의 모양을 본떠 ‘ ㅇ’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기본자가 담당하는 음보다 더 센[厲] 음은 기본자에 가획을 하여 글자를 만들었다. 아음의 차청음은 ‘ㄱ’에 가획하여 ‘ ㅋ’으로, 설음의 전청음은 ‘ㄴ[n]’에 가획하여 ‘ ㄷ’으로, 그 차청음은 ‘ㄷ’에 가획하여 ‘ ㅌ’으로 만들었다. 순음의 전청음은 ‘ㅁ’에 가획하여 ‘ ㅂ’으로, 그 차청음은 ‘ㅂ’에 가획하여 ‘ ㅍ’으로 만들었다. 치음에서는 전청음의 파찰음을 ‘ㅅ’에 가획하여 ‘ ㅈ’으로 만들고, 차청음은 ‘ㅈ’에 가획하여 ‘ ㅊ’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후음의 전청음은 ‘ㅇ’에 가획하여 ‘ㆆ’으로 만들고, 차청음은 ‘ㆆ’에 가획하여 ‘ ㅎ’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초성 17자 가운데 기본자 5자와 가획자 9자를 만들자, 새로 만들어야 할 글자의 음은 아음의 불청불탁음, 반설음, 반치음이었다. 이 가운데 아음의 불청불탁음은 소리가 후음과 비슷하여 글자의 ‘체(體)’를 후음으로 하여 후음의 기본자 ‘ㅇ’에 가획하여 ‘ㆁ’으로 만들었다. 반설음은 설음의 기본자 ‘ㄴ’에 가획하여 ‘ ㄹ’로 만들고, 반치음은 치음의 기본자 ‘ㅅ’에 가획하여 ‘ㅿ’으로 만들었다.
『훈민정음』의 「제자해」에서는 이 세 글자도 기본자에 가획하여 만들었으나 ‘가획의 의미는 없다.’고 하였다. ‘기본자에 가획하여 만든 글자라 하더라도 ‘가획하기 이전의 글자, 즉 기본자가 나타내는 음보다 가획하여 만든 글자의 음이 더 세다는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이와 같이 가획하여 만들었으나 가획의 의미가 없는 ‘ㆁ, ㄹ, ㅿ’을 흔히 ‘이체자(異體字)’라 부른다. 그러므로 ‘이체자’는 ‘훈민정음’의 초성 17자 가운데 “체를 달리하여 후음의 기본자에 가획을 하여 만든 ‘ㆁ’, 기본자에 획을 더하였지만 가획의 의미가 없는 ‘ㄹ, ㅿ’을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