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초성 17자를 제자할 때, ‘기본자’는 ‘ 아음(牙音), 설음(舌音), 순음(脣音), 치음(齒音), 후음(喉音)’의 각 조음 위치에서 ‘가장 약한[不厲] 음’으로 정한 불청불탁음을 조음할 때 그 조음에 관여하는 조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이 기준에 따라 설음에서는 ‘ㄴ’, 순음에서는 ‘ㅁ’, 후음에서는 ‘ㅇ’을 기본자로 만들었다. 그러나 아음의 불청불탁음은 후음과 비슷하여 전청음을 ‘ㄱ’으로 만들고, 치음에서는 불청불탁음이 없어서 전청음의 마찰음을 ‘ㅅ’으로 만들었다.
기본자의 음보다 더 센 음의 글자는 각 기본자에 가획하여 만들기로 하고, ‘음의 세기[厲]’는 ‘불청불탁음〈전청음〈차청음’, 전청음 내에서는 ‘마찰음〈파찰음’ 순으로 정하였다. 이 기준에 따라 아음의 차청음은 ‘ㄱ’에 가획을 하여 ‘ㅋ’으로, 설음의 전청음은 ‘ㄴ’에 가획을 하여 ‘ㄷ’으로, 차청음은 ‘ㄷ’에 가획을 하여 ‘ㅌ’으로 만들었다. 순음은 전청음 ‘ㅁ’에 가획을 하여 ‘ㅂ’으로 만들고, 차청음은 ‘ㅂ’에 가획을 하여 ‘ㅍ’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치음에서 전청음의 파찰음은 마찰음인 ‘ㅅ’에 가획을 하여 ‘ㅈ’으로 만들고 차청음은 ‘ㅈ’에 가획을 하여 ‘ㅊ’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후음에서는 ‘ㅇ’에 가획하여 ‘ㆆ’으로 만들고 차청음은 ‘ㆆ’에 가획을 하여 ‘ㅎ’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어떤 글자에 가획하여 만든 글자를 ‘가획자’라 한다.
그리고 나머지 3개의 초성, 즉 아음의 불청불탁음, 반설음, 반치음도 기본자에 획을 더하여 만들었다. 그러나 아음의 불청불탁음은 소리가 후음과 비슷하여 ‘체(體)’를 달리 하여 후음의 기본자 ‘ㅇ’에 획을 더하여 ‘ㆁ’으로 만들고, 반설음과 반치음은 각각 설음과 치음의 기본자 ‘ㄴ’과 ‘ㅅ’에 가획하여 ‘ㄹ’과 ‘ㅿ’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훈민정음』의 「제자해」에서는 이 ‘ㆁ, ㄹ, ㅿ’에는 ‘가획의 의미가 없다.’고 하였다. 이 말은, “기본자에 획을 더하였으나 가획하여 만든 글자의 음이 가획하지 않은 글자의 음보다 더 세다는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가획’이란 ‘훈민정음’의 초성을 제자할 때, 동일 조음 위치의 음들 중 이미 만든 글자의 음보다 상대적으로 더 센 음을 나타내는 글자를 만들기 위해 가하는 획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