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한자를 훈으로 읽되 그 표의성은 버리고 표음성만을 이용하는 차자(借字). 차자 가운데 훈차(訓借).
개설
한국어를 표기하기 위해 한자를 빌려 오는 과정에는 크게 두 가지의 원리가 작용하였다. 하나는 한자의 음(音)을 빌릴 것인지 아니면 훈(訓)을 빌릴 것인지에 관한 ‘음훈(音訓)’의 원리이고, 다른 하나는 한자의 본뜻을 살려 쓸 것〔讀〕인지 아니면 본뜻과 무관하게 쓸 것〔假〕인지에 관한 ‘독가(讀假)’의 원리이다.
이 두 가지의 원리를 조합하면 음독(音讀), 음가(音假), 훈독(訓讀), 훈가(訓假)의 네 가지 유형이 나오게 된다. 훈가자는 이 중 네 번째 유형인 ‘훈가(訓假)’의 원리에 의해 사용된 차자를 가리킨다. 즉, 한자의 훈을 빌리면서 그 한자의 본뜻과 무관하게 쓴 차자가 ‘훈가자(訓假字)’인 것이다.
내용
예를 들어 ‘손으로’라는 어절은 ‘手以’〔손으로〕라고 적었고, 여기서 ‘以’〔로〕는 훈독자로 파악된다. 그런데 ‘아울러, 함께’의 의미를 지니는 부사를 표기할 때에는 ‘幷以’〔아오로〕라고 적었으며, 이 ‘幷以’의 ‘以’〔로〕는 도구나 방법 등의 의미와는 무관한 것이므로 훈가자로 파악되는 것이다.
훈가자는 처음부터 독자적으로 쓰인 것이 아니어서 다른 유형의 차자(借字)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은 편이다. 위에 든 ‘幷以’의 예처럼 단어의 끝소리를 적을 때나 문법 형태를 적을 때 주로 사용되었다. 문법 형태 표기의 예로는 과거 회상의 의미를 표현하는 선어말어미 ‘-더-’를 ‘加’로 적은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같은 글자를 훈가자로도 쓰고 음가자로 쓰기도 하였는데, 예를 들어 ‘加’자를 가지고 의문문의 끝에 오는 ‘-가’의 표기에 사용하기도 하였다.
의의와 평가
참고문헌
- 『석독구결의 문자 체계와 기능』(백두현, 한국문화사, 2005)
- 『이두 연구』(남풍현, 태학사, 2000)
- 『차자 표기법 연구』(남풍현, 단국대학교 출판부, 1981)
- 『고가(古歌) 연구』(양주동, 박문서관, 1942)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으로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사실과 다른 내용, 주관적 서술 문제 등이 제기된 경우 사실 확인 및 보완 등을 위해 해당 항목 서비스가 임시 중단될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