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복장』의 저자인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 1891~1968]은 니가타현[新瀉縣]에서 태어났다. 1916년 동경제국대학 문학부 철학과에 사회학 전공으로 입학하여, 1919년에 졸업하였다. 졸업하던 해에 조선총독부 중추원(中樞院) 편집과(編輯課) 촉탁(囑託)으로 조선에 와서 1940년까지 머무르면서 사회 사정 조사, 민속과 관습, 민간신앙과 종교 등에 관해 종합적으로 조사하여 이를 저서로 펴냈다. 조선에 온 초기에는 주로 사회 사정 조사에 치중하였고, 1927년 『조선의 복장(朝鮮の服裝)』을 펴내면서부터 풍속과 신앙 쪽으로 관심을 전환하였다.
『조선의 복장』의 맨 앞에는 조선총독관 방문서 과장의 ‘ 서(序)’가 있는데, 이 내용을 통해 편찬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방문서는 서에서 “이 책은 조선인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자료로 제공하기 위해 현재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복장에 대해 그 형식, 색과 형태, 장식 및 이에 수반되는 몸가짐 등 조선 복장의 재료, 가치의 변천 등을 다루었다.”라고 하였다. 또 저자인 무라야마 지준의 ‘서언(緖言)’에서는 “조선인의 일반적인 생활상을 파악해 문화의 정도를 이해하기 위해, 사회공공의 기준에 지배되는 경우가 많은 즉 일반적이면서 사회적인 성격을 갖는 복장을 통해 고찰한다.”고 밝혔다.
『조선의 복장』에서는 조선의 복장을 ‘조선복(朝鮮服)’이라는 용어로 표현하였다. 구성은 총 6장으로 되어 있다. 설명과 함께 사진 및 그림이 포함되어 있고, 각종 통계 자료와 조사 자료가 들어 있다. 제1장은 「보통 복장」이다. 총 5절로 되어 있고, 조선복의 기본형, 남자 복장, 여자 복장, 관(冠)과 신 및 부속물, 기타 복장에 관해 서술하였다. 겉에서 본 조선복의 기본 형태를 개괄하였다. 제2장은 「조선복의 색과 형태」이다. 총 4절로 되어 있고, 복색-백의, 복색 조합, 균형-무게감과 안정, 윤곽선[線度]과 뻣뻣함[硬度] 및 광택에 관해 서술하였다. 조선복의 색, 균형, 윤곽선과 촉감에 관해 관찰자적 시각으로 설명하였다. 제3장은 「복장의 장식」이다. 총 4절로 되어 있고, 머리 부분의 장식(머리 모양과 장식), 얼굴과 손가락 장식, 부속 장식, 복식(服飾)에 관해 서술하였다. 조선복의 부속적이면서 장식적인 요소를 설명하였다. 제4장은 「행동거지」이다. 총 5절로 되어 있고, 보행, 동작, 앉는 방식, 침구(寢具), 목욕 및 세탁에 관해 서술하였다. 조선복과 행동거지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제5장은 「옷감과 소비」이다. 총 2절로 되어 있고, 직물과 나머지 옷감, 옷감의 소비에 관해 서술하였다. 직물 명칭(조선어와 일본어 명칭), 지역별 사용 현황, 연간 소비와 수입 및 수급 현황에 관해 정리하였다. 제6장 「가치 및 변화」이다. 총 2절로 되어 있고, 조선 복장의 가치 변화, 현재의 유행 변화에 관해 서술하였다.
『조선의 복장』은 한국 최초의 본격적 복식 연구서로 평가받는 이여성(李女星)의 『조선복식고(朝鮮服飾考)』보다 20년 앞선 자료이다. 『조선복식고』는 상고시대(上古時代) 복식만 다루었지만 이 책은 근대 의생활을 조사한 자료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다만, 순수한 의미에서 1920년대 한국 의생활을 조사한 것이 아니라, 의생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식민 지배의 효율성을 제고(提高)하려는 목적에 의한 것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의생활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다수 피력되고, 이는 결국 조선 복장의 개량(改良) 필요성 제기로 이어진다. 무라야마가 한국에 머문 20여 년 동안 조사한 자료는 조선총독부의 지시로 진행된 만큼, 저자 자신이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것이 아니라 경찰서 및 각급 관공서의 공무원과 초등학교 교원을 동원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