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의 간행과 관련된 사항은 일반적으로 책의 말미에 기록되는데 이를 간기(刊記)라 한다. 간기는 책의 간행연월, 간행지, 간행자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고서의 간행 경위를 파악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간기는 간혹 그림이나 사각 형태의 테두리 속에 기록된 경우가 있는데 이를 목기(木記)라 한다. 목기는 다시 도기(圖記)와 패기(牌記)로 구분한다. 도기는 종(鐘)이나 솥, 술잔 등의 기물을 그리고 그 안에 간행과 관련한 사항을 새긴 것이고, 패기는 장방형(長方形) 또는 아형(亞形)의 모양을 그린 후 그 안에 간인 사항을 기록한 것이다.
일본국어대사전(日本國語大辭典)에는 목기를 “권말에 테두리로 둘러싼 간기로, 중국에서는 원(元) · 명(明) 시대에 많이 행해졌으며 일본 에도시대 서적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불서(佛書) 관계 책에 많다. 그 간기가 1행인 경우는 단행목기(單行木記), 2행의 경우는 쌍행목기(雙行木記)라고 하는데 삼행목기도 있다. 또한 연꽃을 받침으로 하여 그 잎을 지붕처럼 만든 것을 연꽃목기(蓮台木記) 또는 연패목기(蓮牌木記)라고도 한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 일본 『세계대백과사전(世界大百科事典)』에는 목기를 “중국 서적에 있어서, 간행시기, 간행지, 간행자의 이름 등을 전부 혹은 일부를 표시한 부분을 말하며, 간기 또는 패기라고도 한다. 목기의 '기'는 인기(印記) · 도기(圖記)의 기와 같은 인판(印判) · 인형(印形)의 의미로, 상기의 표시를 전서(篆書) 등의 특별한 자체를 이용하거나, 주위를 프레임으로 둘러싸서 인판을 연상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이름이 있다. 이 표시를 하는 습관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송(宋)의 남도(南渡, 1127) 이후로는 활발히 행해졌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목기는 중국의 전적에서 자주 나타나며, 우리나라의 고서에는 권말에 사각 테두리 안에 기록된 것이 자주 나타난다. 1608년에 간행된 『대학장구혹문(大學章句或問)』의 권말에는 사각 테두리 안에 두 줄로 “만력무신동/청주목신간(萬曆戊申冬/淸州牧新刊)”이 기록된 목기가 있고, 1767년에 간행된 『병학지남(兵學指南)』에는 “정미신간/장영장판(丁未新刊/壯營藏板)”이라고 새겨진 목기가 있다. 목기에 기록된 내용은 대체로 간행시기와 장소, 책판이 보관된 장소 등의 정보이다. 『대학장구혹문』의 목기를 통해서는 만력 무신년(1608)에 청주목에서 새로 간행하였음을 알 수 있고, 『병학지남』의 목기를 통해서는 정미년(1767)에 장영에 보관된 책판으로 인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형태로 간행시기와 장소 등을 기록한 목기는 다수의 책 권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00년대에 들어와서는 간행 사항이 구체적으로 기록된 판권면을 별도의 목판으로 인출하여 권말에 첨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