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의 편찬과 수정, 교정 과정을 거처 처음 판각으로 책이 간행된 것을 초간본(初刊本)이라 하고, 이후 내용을 고치거나 다시 전면적으로 판을 새기는 여부에 따라, 중각(重刻), 중간(重刊) 등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중에서 내용의 부분적 수정이 있을 때 판목의 일부를 들어내거나 삭제시키고 고칠 내용을 새로 새겨 끼워 넣는 작업을 보각(補刻)이라 한다.
판각의 교정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보각 현상은 대략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자보각(字補刻)은 교정의 범주에 따라 글자 단위로 잘못된 곳을 파내고 새롭게 바로 새긴 후 원자리에 끼워 넣고 고정시키는 보각이다.
둘째, 선보각(線補刻)은 도판을 새겨서 끼워 넣는 것으로 광곽(匡廓)의 변란(邊欄), 계선(界線) 등을 고치고 보충하는 보각이다.
셋째, 부호보각(符號補刻)은 본문 중의 기호나 부호를 고쳐 넣는 보각이다.
문헌과 연구자에 따라서는 이러한 작업을 상감(象嵌)이라 하여 고려청자를 만들 때의 기법을 준용하여 쓰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매목(埋木)이라 부른다. 책판의 경우 주로 보각의 범주는 글자에 해당하므로 이를 다시 영역별로 구분하면 획(劃), 자(字), 행(行), 면(面), 단(段), 편(片)에 대한 보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령 『광홍명집』의 재조장본에서 이루어진 보각의 경우, 총 6권에 걸쳐 모두 20개에 이르는 보각이 조사되었다.
이렇게 보각이 이루어진 원인과 유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원문의 수정을 위한 보각, 둘째, 원문의 정사를 위한 보각, 셋째, 원문의 정사와 수정을 위한 보각, 넷째, 원인 미상의 보각으로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것 등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