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참(鉛槧)의 연(鉛)은 글쓰는 데에 필요한 납가루인 연분(鉛粉)을 의미하며, 참(槧)은 글씨를 쓰는 서판(書板)을 의미한다. 이는 종이가 발견되기 이전에는 나무 널판지에 흰색 연분으로 글을 썼기 때문에 붙은 의미이다. 이에 연참은 글을 쓰는 문필 행위나 활동 또는 글을 쓴 결과물을 의미한다.
연참(鉛槧)은 글을 짓는 일을 뜻하는 ‘문필(文筆)’ 또는 ‘문장(文章)’을 뜻하는 말로 옛 문헌에 자주 등장한 용어이다. 1453년에 성삼문(成三問)이 단종에게 올린 상서가 『단종실록(端宗實錄)』(단종 1년 11월 24일 병자)에 실려 있는데, 자신이 “한갓 연참(鉛槧)의 말예(末藝)로 오랫동안 청화(淸華)의 직(職)을 더럽혔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연참’은 언사를 공무로 삼았던 문신들의 겸양어로서 ‘문필의 업’ 또는 ‘문장을 짓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 일찍부터 자주 쓰인 용어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익(李瀷, 1681~1763)은 『성호사설(星湖僿說)』(제30권 「연참(鉛槧)」)에서 ‘연참’에 관한 구체적인 해설을 내놓았다. 그는 연참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인용하여 “연분(鉛粉)을 나무로 깎아 만든 서판인 참(槧)에다 쓰는 것으로, 지금의 분판(粉板)과 같다.”라고 하였다.
『서경잡기(西京雜記)』에 “양웅(揚雄)이 연(鉛)을 몸에 지니고 참(槧)을 들고서 계리(計吏)를 따라다니며 다른 지방과 멀리 떨어진 지역의 말(언어)을 탐방하였다.”라는 말을 인용하여 ‘연참’이 ‘도필(刀筆)로 글씨를 새기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하였다.
한퇴지(韓退之) 시에 “단연으로 점감하기를 일삼는다[丹鉛事點勘].”라는 시구를 인용하여 ‘연참’을 설명했는데, 붉은 단(丹)과 흰 연(鉛)으로 점을 찍고 교감하기를 마치 자황(雌黃, 유황과 비소의 혼합물로, 옛날 시문의 잘못된 곳을 자황을 칠하여 정정하였음)으로 칠해 고치는 것과 같다고도 하였다. 이익이 인용한 전거를 통해 ‘연참’은 글을 쓰거나 좋은 문장을 짓기 위한 행위를 뜻하는 용어였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