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본(草本)은 저자가 글이나 문서를 작성할 때 처음으로 작성했던 원고, 문서, 책, 지도, 그림 등이다. 2단계 이상의 과정을 거쳐 초본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초본이 2단계로 제작되는 경우에는 초초본(初草本)-중초본(重草本), 3단계로 제작되는 경우에는 초초본-중초본(中草本)-정초본(正草本)의 용어가 사용되었다. 원고나 문서의 초본 제작 이외에도 초상화, 지도 등 그림 제작 과정에서도 초본 제작이 이루어졌다.
저자가 원고나 문서를 작성할 때 가장 처음으로 쓴 것을 초본(草本)이라 한다. 완성되지 않은 원고나 문서이며, 정식으로 공개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본은 미완성의 원고본이지만, 누군가의 편집이나 내용의 추가 · 삭제 등이 진행되기 이전인 원형 그대로의 상태이므로, 문헌학적으로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특히, 책의 저자나 문서 작성자의 필적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저자 또는 작성자의 생각과 의도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가치가 있다. 문서의 경우에는 완성된 원본을 만들기 이전에 초본을 작성하였고, 초본에는 문구를 수정하거나 고친 흔적이 있는 경우가 많다. 원고나 문서의 초본인 경우에는 초고본(草稿本), 초고(草稿), 초안(草案), 원고본(原稿本) 등으로도 불린다.
초본은 단계에 따라 용어가 달리 사용되었다. 초본을 2단계로 구분하여 작성한 경우에는 가장 먼저 초를 잡은 원고를 초초본(初草本)이라 하고, 초초본을 수정한 경우 중초본(重草本)이라 하였다. 『조선왕조실록』의 개수 과정에서는 3단계로 구분하여 초본을 작성하였다. 춘추관의 시정기(時政記) 등 각종 자료에서 중요한 사실을 뽑아 초초본(初草本)을 작성하고, 초초본의 내용을 추가 · 삭제 · 수정하여 중초본(中草本)을 작성하였으며, 중초본의 잘못된 부분을 재수정하여 정초본(正草本)을 만들었다. 즉 2단계인 경우에는 초초본과 중초본(重草本)이라 하였고, 3단계인 경우에는 초초본, 중초본(中草本), 정초본 등의 용어가 사용되었다.
초상화 등의 그림을 그릴 때에도 초본을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 초상화, 불화, 지도 등 작품의 틀을 구상하면서 처음 그리는 그림을 초본이라고 하였다. 초상화의 경우, 초상화 제작의 시작 단계에 인물을 묘사하는 밑그림을 초본이라 하고, 지도의 경우에도 지도 제작의 시작 단계에서 그린 미완성의 상태를 초본이라 하였다. 초본이 제작되고 수정과 보완을 거쳐 초상화와 지도 등의 그림이 완성되면 이를 정본(正本)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