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는 1988년 도서출판 서화에서 창간한 한국 최초의 순정만화잡지이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 독자를 겨냥하여 창간되었고, 상업적으로 성공하면서 다양한 만화잡지들이 잇따라 창간되었다. 만화잡지가 만화의 중심 매체가 되면서 만화는 만화방에서 빌려 보는 것이 아닌 서점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독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1980년대 말, 만화방에서 유통되는 단행본을 통해 큰 인기를 얻은 순정만화(純情漫畫)의 수가 증가하고 인기 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80년대 말까지 순정만화 전문잡지는 아직 존재하지 않았다. 『르네상스』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여성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순정만화 전문잡지의 필요성에 의해 창간되었다. 『르네상스』 창간호의 “르네상스 창간에 부쳐”라는 글에서 편집부는 주요 독자들을 17세에서 20대 초반으로 설정하고, 만화잡지 시장에서 소외되었던 여성들을 위해 창간했다고 밝히고 있다.
『르네상스』 창간호는 총 338페이지로 구성되었으며, 가격은 2,800원이었다. 창간호에는 김동화, 황미나, 김혜린, 신일숙, 한승원, 김진, 이진주, 이은혜 등 인기 작가의 작품이 실렸다. 『르네상스』 창간호에는 총 일곱 편의 장편과 두 편의 단편 만화 그리고 두 편의 주1이 실렸다. 만화 이외에도 컬러 화보, 기획 기사, ‘낱말맞추기’, ‘연예계 안테나’, ‘사랑의 별점’ 등 읽을거리가 함께 실렸다. 이러한 장편과 단편 만화, 기사, 컬러 화보 등을 두루 포함하는 구성은 폐간될 때까지 유지되었다.
창간 초기에는 주로 1980년대에 활동한 인기 작가들의 장편이 중심이었다. 그리고 이 잡지에는 역사물, 로맨스, SF, 코믹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연재되었으며, 이러한 구성은 1980년대 말 만화의 장르가 다양해지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르네상스』에 연재된 주요 작품으로는 황미나의 「엘 세뇨르」, 김혜린의 「테르미도르」, 「아라크노아」, 신일숙의 「1999년생」, 원수연의 「엘리오와 이베트」 등이 있다.
『르네상스』는 창간 당시 유일한 순정만화 전문잡지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뒤이어 1991년 육영재단의 『댕기』, 1993년 서울문화사의 『윙크』 등이 주2로 창간되면서 경쟁에 밀려 1994년 폐간되었다.
『르네상스』는 한국 최초의 순정만화 전문잡지로서 순정만화뿐만 아니라 만화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만화책은 주로 만화방 단행본으로 유통되어 대여해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르네상스』의 창간으로 만화를 서점에서 구매해서 보는 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르네상스』 이후 청소년을 겨냥한 주간 소년만화 전문잡지인 『아이큐 점프』가 창간되는 등 독자의 연령층과 주요 장르에 따라 월간지, 격주간지, 주간지 등 발행 간기를 세분화한 다양한 만화잡지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르네상스』의 성공 이후 순정만화 잡지가 활발하게 창간되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또한, 『르네상스』는 신인 작가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1989년부터 실시한 신인 작가 공모전을 통해 이강주, 문계주, 권선이, 우양숙, 유시진, 강모림, 이빈 등이 작가로 데뷔해 활발하게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