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직후부터 한글로 된 출판물이 급증했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출판물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1940년대 말부터 만화책 출판도 증가한다. 만화책이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만화를 대여하는 업종이 생겨났는데 1950년대 중반부터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만화책을 대여해 보고 그 자리에서 돌려주는 좌판(坐板) 만화방이 등장했다. 만화책의 주요 독자인 어린이들은 서점에서 판매되는 고가의 만화책보다 저렴하게 읽을 수 있는 만화방을 선호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만화방이 인기를 끌면서 이들 만화방에 만화책을 공급하는 전문적인 유통망이 생겨났다.
서울 총판(서울 總販)은 1957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만화책 전문 주1으로 서울특별시 마포구 아현동(阿峴洞)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던 이국전(李國田)이 설립했다. 이국전은 만화 전문출판사인 독수리문고 설립에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 총판은 만화책을 손수레에 싣고 만화방을 찾아다니며 만화책을 판매했다.
서울 총판이 크게 성공을 거두자 1959년 이후에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과 대구 등 대도시에도 만화 총판이 생겨난다. 체계적인 만화책 유통망이 생기자 만화책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만화책 판매량의 증가는 곧 전국의 만화방 증가로 이어졌다.
만화책의 전문 유통망인 서울 총판의 설립은 만화시장이 활성화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만화책의 유통 체계가 정비되자 전국에 만화방이 증가했고 만화책 판매량도 폭증한다. 인기 만화는 3~4천 부 이상을 인쇄했고 전국의 만화방에 공급되었다. 만화시장의 확장으로 인기 작가와 인기 캐릭터가 등장했다. 같은 이름의 주인공이 여러 편의 속편에 등장하는 장편 시리즈물이 창작되었고 인기 만화의 주인공이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았다. 서점 판매용 단행본은 200쪽 전후의 분량이었지만, 만화방용 단행본은 60쪽 정도로 한 권의 분량이 줄어드는 대신 10권 이상의 장편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한 권씩 결제해야 하는 만화방의 특성으로 10권 이상의 장편 만화를 중심으로 만화시장이 형성된다.
서울 총판의 설립은 만화방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만화책의 수요와 공급을 증가시킨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만화책 유통과 소비가 만화방 중심이 되면서 만화책은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방에서 대여해서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고착되는 문제도 발생하였다. 만화방 중심의 만화시장은 1980년대까지 이어졌고 이는 한국만화 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한 원인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