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말한다』는 1981년 5월 사망한 박필호의 1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1982년 4월 최인진이 그의 육필 원고를 엮어 출간하였다. 당시 출간된 책이 소량이었던 탓에 모두 소실되어 2003년 박필호 탄생 100년을 기념하여 복간되었다.
책은 총 5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사진을 말한다’는 사진의 본질과 내용, 형식, 사진의 예술성 등 사진에 관한 일반론을 다루고 있다. 제2장 ‘사진 비평의 원리’에서는 사진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와 조건, 감상법을 비롯하여 비평의 목적과 방법 등을 서술하고 있다. 제3장 ‘사진의 표현과 기법’은 구도와 피사체의 선택 등 예술적 표현을 위해 촬영 시 고려해야 할 점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제4장 ‘인상 사진과 상업사진’은 영업 사진관을 직접 운영했던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 사진의 예술성에 대해 피력하고 있다. 특히 인물 사진과 관련하여 단지 기술적 문제만을 다루지 않고 안면론과 형모학 등 인물의 얼굴에 대한 관찰과 연구가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제5장 ‘사진 역사의 재조명’에서는 사진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는데, 기술 발전의 측면과 다양한 서양의 사진 사조를 함께 소개하였다. 또한 후반부에 한국 사진 발달사 편을 따로 기술하여 한국 사진사 연구의 계기를 제공하였다.
이 책에서 드러난 박필호의 사진에 대한 입장은 예술과의 상관관계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는 그가 영업 사진관 운영을 통해 사진을 시작했지만 예술사진 운동에 적극 관여했던 이력과도 연계된다. 그는 독자적인 사진의 미학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예술 분야를 모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견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치는 사진에 대한 학술 연구가 미미했던 시대에 사진 이론과 비평, 예술론, 사진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 있다. 또한 외국의 사진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이론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특히 한국 사진 발달사 편에 기술된 내용은 이후 한국 사진사 연구자들에게 인용되며 관련 분야 연구의 고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