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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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학
개념
여러 가지 약제를 조합한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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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여러 가지 약제를 조합한 처방.
내용

한 가지 약물을 사용하여 질병을 치료하지 않고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약물배합으로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하기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약제의 배합에는 여러 가지 사정이 있기 때문에 처방의 조성에는 증상을 판별하여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의 상호 배합관계를 잘해야 한다. 이른바 개별약물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효능을 집약하여 처방구성의 묘책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처방구성의 원리는 ≪신농본초경 神農本草經≫에서 유래되었지만 실제로 임상에 활용한 것은 장중경(張仲景)의 ≪상한론 傷寒論≫에서 비롯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고구려 때에 중국의 의서를 받아들임으로써 전파되었고, 조선 초기에 크게 발전하였으며, 말기에 와서도 이제마(李濟馬)의 사상의학(四象醫學)에서 동일한 약재라 할지라도 체질에 따라 달리 방제하는 독창성을 창안하기에 이르렀다.

처방을 구성하는 데 대원칙은 고대동양의 정치제도를 의학에 도입시켜 이른바 군신좌사(君臣佐使)설을 운용하는 것이었다. 군은 질병을 치료하는 가장 중심이 되는 약물이며, 사는 군을 보좌하는 약물이고, 좌는 군을 협조하며 때로 제어하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신은 모든 약물의 중화작용을 돕고 약의 효능을 적응시키는 장기로 이끄는 작용을 하게 된다.

군신좌사의 원칙에서도 배합되는 약물의 수에 따라 1군2신은 소방(小方)이고, 1군3신5좌는 중방(中方)이며, 1군3신9좌는 대방(大方)이 된다. 또 여기에서도 군신좌사에 따른 약물의 분포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명칭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것은 약물의 수와 용량에 의하여 효능이 좌우됨을 말한 것이다. 또 어느 질환에는 구성약물이 모두 동일한 용량을 가지므로 등분(等分)이라고 표시한다.

군신좌사를 자세히 나누면 다음과 같다. ① 군약(주약):질병의 원인이나 혹은 주요 증상이 되는 것에 의해 치료되는 약물을 말한다. ② 신약(보조약):주약을 협조하면서 그 작용을 증강시키는 약물이다.

③ 좌약:세 가지의 의미가 있다. 첫째 주요 증상에 겸하여 나타나는 증상과 그 다음으로 필요한 증후군에 적응하는 약물이다. 둘째로, 하나의 유독한 약재가 있으면 그 독성을 제어하는 뜻이 있다. 셋째로, 병세가 약을 거부할 때에 치료되는 작용이다. 예를 들면, 온열(溫熱)한 약 가운데 적은 양의 한량(寒凉)한 약이나, 한량약재 가운데 적은 양의 온열한 약재를 가미하여 상대의 약성을 감약조절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④ 사약:조화와 약성을 나타내는 장기로 효능을 유도하는 작용이다.

방제의 조합은 일정한 원칙에 의하여 임상에 응용되고 있는데, 그 근원이 되는 것은 병정(病情)의 급하고 완만함과 환자의 체질, 나이, 성별 그리고 생활관습 등이 동일하지 않으므로 이에 적응되는 처방의 운용은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먼저 환자의 증상을 살피고 처방을 투여하는데, 만약 치유되지 않을 때는 그 처방에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약재를 더하거나 빼는 가감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도 안될 때에는 다른 처방으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투여약물의 용량을 조절해야 하며, 제형을 바꾸는 것도 있다.

① 약물의 증감변화:하나의 방제에서 주요 증상과 주된 약이 동일하고 상태가 변화되지 않을 때에는 상관이 없으나, 계속되는 병변으로 더 넣어야 할 약과 빼야 할 약이 있게 된다. 수시로 변모하는 증상에 따라서 약물이 변해야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계지탕(桂枝湯)의 주치증상은 발열·두통과 맥이 부(浮)한 데에 적용되지만, 환자가 해소·천식을 겸하고 있으면 후박(厚朴)·행인(杏仁)을 가미하는데 이를 계지가후박행자탕(桂枝加厚朴杏子湯)이라고 하고, 만약 흉격 부위가 그들먹하고 맥이 촉(促)하게 나오면 작약(芍藥)을 빼며 이를 계지거작약탕(桂枝去芍藥湯)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증감하는 처방 중에 주된 작용을 하는 약과 치료증상이 수시로 변화됨에 따라서 처방의 이름도 변하게 된다. 여기서 예를 들어보면, 당귀사역탕(當歸四逆湯)은 계지탕에서 생강을 빼고 당귀(當歸)·세신(細辛)·목통(木通)을 가미한 것인데, 주약이 당귀로 바뀌므로 주치증상도 개변되어 맥이 세약(細弱)하고 끊어질 듯한 궐음(厥陰)의 질환을 치료하게 된다.

≪상한론≫에는 그 약물이 86종이지만 실제의 방제는 113종으로 배합되는데 구성약물에 의하여 명칭이 변하게 된다. 이러한 방제는 서로 다른 증상에 의해 제정된 것이며 그 중의 대부분은 약물의 가감변화에 속하는 것이다.

가령 사역탕(四逆湯)은 부자(附子)·건강(乾薑)·감초(甘草)의 세 가지의 약물로 구성되어, 구토와 이질증상이 있고 손과 발이 몹시 차며 맥상이 미약하고 침(沈)하게 나타나는 증상을 치료한다. 만일 이 처방에 인삼을 가미하면 인삼사역탕(人蔘四逆湯)이 되고 그 적응증상은 이질로 인하여 진액이 탈진되며 갈증을 심하게 일으킬 때 쓰인다.

또 사역탕에서 감초를 제거하고 총백(葱白)을 가하면 그 처방이름은 백통탕(白通湯)이 되어 이질과 맥이 약하고 신체의 하부에 음기(陰氣)가 성하고 상부에는 양기(陽氣)가 있는 것을 치료한다.

② 약용량의 증감변화:처방 중에서 구성약물에는 변화가 없고 약용량에 변화가 있어서 주치증상과 처방의 명칭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개변하는 방제는 그 처방구성 약물의 작용이 크거나 적음과 혹은 확대하여 그 치료범위를 조절하는 경우가 된다.

예를 들면, 불수산(拂手散)은 당귀가 22.50g, 천궁(川芎)이 15.00g인데, 이 두 가지의 약물만으로 구성된 궁귀탕(芎歸湯)은 두 가지의 약이 각각 18.752g이다. 전자는 임산부가 해산시 복통이 심할 때에 쓰고, 후자는 부인의 해산 직전과 직후에 통용되는 처방이다. 단 두 가지의 약물이지만 용량에 따라서 명칭과 용도가 다르게 된다. 이것은 구성약물의 용량에 따라 효능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또다른 경우를 보면 후박삼물탕(厚朴三物湯)은 후박 320g, 대황(大黃) 160g으로 구성되어 2대 1의 용량비를 나타낸다. 그래서 후박이 군약이 되며 대황은 좌사약이 된다. 이 때의 효능은 복부가 불룩해지고 대변이 굳어지기 때문에 후박을 대량 복용시켜 순환을 원만히 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대황 160g, 후박 80g으로 배합되는 처방은 소승기탕(小承氣湯)이라고 하며 대황이 군약이 되고 후박은 신좌약의 작용을 하게 된다. 이 처방의 주된 증상은 변비가 심하고 조열(潮熱)이 있고 맥박이 빠른 상태이므로 대황으로 배변을 용이하게 유도하여 주변위장에 적체되어 있는 열이 밖으로 나오게 한다. 이상과 같이 배합된 약물의 용량이 증가되고 감소되는 과정에서 치료증상이 바뀌게 된다.

③ 제형의 변화:동일한 처방이라 할지라도 제제의 형태를 바꿀 때는 그 효능도 변하게 된다. 보기를 들면 소화기계통 특히 비·위장(脾胃臟)이 약하고 차서 발병한 질환에 많이 응용되는 이중환(理中丸)은 환제로 복용하는 것이지만, 이것을 탕제로 하여 내복했을 때에는 그 효력이 빠르고 강력하게 변화되므로 증상이 중하고 위급하지 않을 때에는 투여할 수가 없다. 이와 반대로 병증이 비교적 가볍고 원만한 상태에서는 비록 탕제라 할지라도 환으로 복용해야 한다.

이상의 방제작성에 있어서 약의 증감, 약용량의 조절, 제형의 변화를 보면서 방제의 운용은 엄중하고 근엄하며 정확성을 기하면서 활용해야만 치료에 착오가 없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체질과 계속적으로 변화되는 환자의 병적 상태는 동일하지 않으므로 방제의 임상적 운용도 계속 바뀌어 나가야 한다.

규격화한 동일제품을 대량생산하여 누구에게든 같은 병명이라면 무조건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에 적합한 약물로 이루어진 방제를 복용시킬 때만이 완벽한 치료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의학에서는 반드시 빼놓을 수 없는 사람과 약물의 음양 관계를 잘 가려서 방제를 구성해야 한다.

참고문헌

『傷寒論』(裕昌德書店, 1960)
『방제학』(안덕균, 계축문화사, 1979)
『한의학원론』(김신근, 성보사, 1979)
집필자
안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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