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연(輦)이나 옥교(玉轎)·가교(駕轎) 또는 말을 타고 행차할 때 거가(車駕)를 편안하게 모시도록 호위하며 주의시키는 일을 맡았다. 궁중 액정서(掖庭署) 소속의 별감들이 이 일을 맡았다.
이 봉도는 임금이 행차할 때 이용하는 어가 수단에 따라 달랐다. 옥교봉도(玉轎奉導)·가교봉도(駕轎奉導)·마상봉도(馬上奉導)·전로봉도(前路奉導)·출문봉도(出門奉導)·동대문봉도(東大門奉導) 등이 그것이다.
옥교봉도는 임금이 옥교를 타고 거둥할 때에 봉도별감이 앞채의 머리를 좌우에서 잡고 나아가면서 어가를 편히 모시라 주의시키는 소리로 “시위, 뵈시위, 반듯이 모셔라, 주의해 모셔라, 모시고 가자.”라고 외친다.
가교봉도는 가교가 떠날 때의 봉도로 임금이 탄 수레가 큰 거리나 네거리를 지날 때 거가를 편안하게 모시기 위한 것이었다. 마상봉도는 능행(陵幸) 때에 임금이 말[馬]위에 오르면 일산(日傘)을 여럿이 안쪽으로 쭈그려 잘 받쳐 들리고 편히 모시라고 지휘 감독하던 봉도였다. 봉도별감이 먼저 “일산 우버 시위(侍衛)”라 부르면 여러 별감들이 “일산 훠 우버 시위, 견마부(牽馬夫) 안가(安駕)뫼라.”라고 자꾸 불렀다.
또 전로봉도는 임금이 가마를 타고 능에 가는 도중에 행궁(行宮) 또는 주정소(晝停所)가 가까워지면 임금에게 먼저 알리는 봉도였다. 봉도별감은 수원(水原) 능행 때는 “전로(前路)요! 용양봉자정(龍驤鳳煮亭)전로요.”라고 하고, 동쪽 능행 때는 “전로요! 봉황동(鳳凰洞) 전좌(殿座)요.”라고 하였다. 그리고 임금이 탄 가마가 궁문이나 성문을 나설 때 외치는 출문봉도·동대문봉도 등도 거의 비슷하게 외쳤다.
이들 봉도들은 모두 액정서 소속의 별감이 맡아 임금의 가행이나 연·마상 등의 어행(御行)을 편안히 모시는 일을 맡았다. 그러므로 이들의 의복도 다른 어떤 직분에 있는 자들보다 화려했으며, 이들의 복장을 타관들은 부러워할 정도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