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 상좌 설화 (스님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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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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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상좌 사이에서 생긴 일을 내용으로 한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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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스님과 상좌 사이에서 생긴 일을 내용으로 한 설화.
내용

설화 유형으로 스님과 상좌 사이의 관계가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전자는 신이담(神異譚) 중 초인담에 속하며, 후자는 소담(笑譚) 중 지략담(智略譚)에 속한다.

먼저 신이담에 속하는 유형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스승 중(스님)과 그 제자 중(상좌)에 관한 이야기이다. 예컨대, 충청도 공주군과 대덕군에서 채록된 「스님과 상좌의 행각」이라는 이야기에 의하면, 상좌를 데리고 길을 가던 도중에 스님이 어떤 사람에게 동냥을 요청하였다가 거절을 당했음에도 장수를 빌어 주었으나, 기꺼이 동냥에 응했던 사람에게는 급살맞아 죽기를 기원하였다.

상좌는 그 같은 스님의 처사를 이해하지 못하였으나, 뒤에 스님의 예언이 실현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즉 스님이 장수를 빌었던 사람은 오래오래 살면서 무수한 고생을 하게 되었고, 당장 죽기를 빌었던 사람은 죽은 뒤 귀인으로 환생하여 잘 살게 되었던 것이다.

이 같은 이야기는 본질적으로 스님의 법술을 극대화함으로써 초인적 도사의 면모를 드러내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민간에서 널리 전하는 「서산대사와 사명대사의 도술 경쟁」 이야기는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란 주제가 강조되기는 하였지만 근본적으로는 ‘스님과 상좌’ 유형의 변형으로 생각된다.

다음 소담에 속하는 유형은 상좌중이 꾀로써 권위적이고도 위선에 찬 손위의 스님을 골탕먹이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문헌 기록으로는 『용재총화』 권 5에 실려 전하는 「과부와 스님」 일명 ‘도수승(渡水僧)’ 이야기가 유명한데, 이 이야기는 몇 가지 삽화가 결합되어 있다.

그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① 상좌가 스님에게 “까치가 은숟가락을 물고 나무 위로 올라갔다.”고 고하자, 스님이 은숟가락을 찾고자 나무 위로 올라가니, 상좌는 “우리 스님이 까치새끼를 잡아먹으려 한다.”고 소리쳐 망신을 주었다.

② 상좌가 문 위에 큰솥을 달아놓고 “불이야!” 외치자 스님이 놀라 급히 뛰어 나오다 솥에 부딪혀 기절을 하였다. 깨어난 스님이 “어디에 불이 났느냐?”고 물으니, 상좌는 먼 산의 불을 가리켰다. 스님이 다음에는 “가까운 불만 말하라.”고 꾸짖었다.

③ 상좌가 스님에게 “동리 과부가 절 뒤의 감을 먹고 싶어한다.”고 하니 스님이 “따다 주라.”고 일렀다. 상좌가 다시 “과부가 떡을 먹고 싶어한다.”고 하니 스님은 또 갖다 주게 하였다.

상좌는 과부가 답례로 스님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속여 만날 시일을 정하는 한편 과부에게는 스님의 폐병에 약이 된다고 하고 신 한 짝을 얻어 두었다.

약속한 시일이 되어 스님이 과부를 만났을 때의 언행을 연습하고 있는데 상좌가 갑자기 뛰어 나가며 말했다. “방금 과부가 왔다가 스님의 하는 짓을 엿보고 스님이 미쳤다며 도망갔다.”고 하였다. 스님이 “방정맞은 입을 때려 달라.”며 입술을 내미니 상좌가 목침으로 쳐 이빨을 부러뜨렸다.

④ 중이 과부와 만날 약속을 하고 찾아가려 하자 상좌가 “생콩가루를 냉수에 타 먹고 가라”고 권유하였다. 중이 그대로 따라 하고 과부를 찾아갔다가 설사를 하는 바람에 매만 맞고 쫓겨났다.……(중략).

⑤ 스님이 절로 돌아와 문을 두들기니 상좌는 “우리 스님은 과부집에 갔다.”며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그래서 개구멍으로 들어가려는데 상좌가 달려들어 “뉘 집 개가 들어오느냐?”고 마구 때렸다.

이상과 같이 이 유형의 이야기는 누적담(累積譚)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단편적인 여러 개의 삽화들이 횡적으로 결합되고 있고, 또 그 삽화 중 일부가 누락되어도 유형 성립에는 지장이 없다는 점에서 이 유형은 소담 중의 지략담에 속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약자가 지혜로 강자를 골려 줌으로써 상하 관계 같은 권위주의 의식에 대한 저항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강자와 약자의 대립은 민담에 흔히 나타나는 양상인데, 강자는 흔히 어른이나 훈장, 상전 등으로 나타나는 것에 비하여 약자는 어린이나 학동(學童), 하인 등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어리숙해 보이는 하인에게 상전이 거듭 우롱당하는 이야기인 「꾀쟁이 하인」 유형이나, 훈장의 곶감을 훔쳐 먹고 그가 애지중지하던 벼루까지 일부러 깨뜨려 버리는 학동의 이야기인 「먹으면 죽는 약(곶감)」 유형도 강자에 대한 약자의 징치라는 점에서 이 유형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용재총화(慵齋叢話)』
『한국구비문학대계』4-2·4-8(박계홍,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1·1984)
집필자
조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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