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조용헌의 아들 조광제(趙匡濟)와 조경제(趙慶濟) 등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김황(金榥)·조규철(曺圭喆)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이병목(李炳穆)·권창현(權昌鉉)의 발문과 조국제(趙國濟)·조성래(趙聖來)의 후기가 있다.
6권 3책. 신연활자본.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있다.
권1에 부(賦) 2편, 시 268수, 권2에 시 294수, 사(詞) 16수, 권3에 서(書) 83편, 권4에 서(書) 106편, 권5에 혼서 4편, 잡저 5편, 서(序) 8편, 기(記) 7편, 발(跋) 1편, 잠(箴) 4편, 찬(贊) 4편, 상량문 4편, 축문 8편, 권6에 제문 22편, 묘표 2편, 묘갈 2편, 행장 3편, 행록 1편, 유사 2편, 전(傳) 1편, 부록으로 치재기(致齋記), 가장, 행장, 묘갈명 등이 수록되어 있다.
부의 「구문부(驅蚊賦)」는 모기의 글자 풀이를 통해 모기의 형태와 그에 대한 혐오를 장자(莊子)의 표현을 빌려 재치 있게 표현한 글이다. 시에는 특히 원유(遠遊) 도중의 감회를 읊은 것이 많다. 특히, 권2에는 「동해십절(東海十絶)」을 비롯해 금강산과 한양·개성·평양 등의 명승과 경승을 읊은 시들이 많다. 단순히 경물을 읊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나간 역사와 비운의 현실을 떠올리는 강개의 마음을 담아 유자로서의 마음가짐이 잘 드러나 있다. 「선죽교(善竹橋)」에서 정몽주(鄭夢周)의 충절을 기리며 망국의 탄식을 삼키는 것 등이 그 예이다.
무궁화를 노래한 「근화(槿花)」, 『춘추』를 읽다가 열국의 침탈 속에서 존주대의의 소재를 묻는 「독춘추이절(讀春秋二絶)」 등에는 어지러운 세상을 바라보는 안타까움이 잘 나타나 있다. 드물게 사 16수를 제작한 것은 저자의 문학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게 해주는 좋은 자료이다. 주로 즉흥적 감회를 술회한 것이다.
서(書)의 「상후산허선생(上后山許先生)」과 「상면우곽선생(上俛宇郭先生)」 등은 허유(許愈)·곽종석(郭鍾錫)과 주로 경학상의 여러 문제를 토론한 내용이다. 각각 별지에 「태극도설」과 『근사록』의 문목을 두어 질의 응답한 내용을 수록하였다. 허유와 곽종석은 이진상 문하의 ‘팔현(八賢)’으로 손꼽히는 사람이므로, 저자의 학문이 한주학파의 맥락 위에 놓이는 것임이 확인된다.
잡저의 「화호제품(花號題品)」은 뜰에 온갖 화초를 심어두고 완상하는 가운데 매화를 비롯한 10여 종의 화초의 품격과 아름다움을 품평한 것이다. 「매화소화(梅花小話)」에서도 매화의 고결한 품격과 그를 아끼는 변을 적고 있어, 매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알 수 있다. 「제화첩(題花帖)」 10수 역시 저자의 화훼 애호의 취미를 잘 보여준다. 「치재잠(致齋箴)」·「자계잠(自戒箴)」·「조존잠(操存箴)」 등의 잠에서는 학자로서의 몸가짐을 흐트러지지 않게 하려는 엄정한 자기 수양의 노력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