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소굴소식 ()

불교
문헌
해방 이후 승려 석명정이 근대 한국 고승들이 주고받은 서간문을 편집 · 번역하여 1997년에 간행한 불교서. 번역서.
정의
해방 이후 승려 석명정이 근대 한국 고승들이 주고받은 서간문을 편집 · 번역하여 1997년에 간행한 불교서. 번역서.
개설

근대 한국불교의 고승이었던 경봉(鏡峰, 1892∼1982)이 소장하고 있던 서간문을 제자인 명정이 편집·번역하여 통도사 극락선원에서 1997년에 간행하였다. 삼소굴(三笑窟)이란 경봉이 주석(駐錫)하던 통도사 극락선원의 당호(堂號)이다.

본서에는 경허(鏡虛, 1849∼1912)부터 경봉에 이르기까지 총 118명이 주고받은 258통의 편지가 실려 있다. 내용상으로는 경봉이 다른 사람과 왕래한 편지, 다른 승려나 거사들 사이에 주고받은 편지 등 두 부분으로 나뉜다.

경봉이 다른 사람과 왕래한 편지의 경우에는 한암(漢巖, 1876∼1951)과 주고받은 서간이 27통으로 가장 많고, 한용운(韓龍雲, 1879∼1944)이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으로 유명한 장지연(張志淵, 1864∼1921) 거사와 주고받은 서간이 눈에 띈다. 다른 승려나 거사들 사이에 주고받은 편지의 경우, 이동인(李東仁)이 오쿠무라 엔신[奧村圓心]에게 보낸 편지나 성철(性徹)이 비더(Bieder) 교수에게 보낸 편지 등이 있다.

편찬/발간 경위

편자의 해제에 의하면, 1979년부터 경봉이 보관하고 있던 서간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는데 초서체의 편지들을 먼저 탈초하여 번역하였다고 한다. 초서는 모두 탈초하여 입력하였고 간단한 주석도 첨가한 후, 1997년에 간행하였다.

서지적 사항

단행본으로 총 466페이지이다. ‘근세한국고승서한집(近世韓國高僧書翰集)’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1998년에 재판(再版)이 간행되었다.

내용

경봉이 주고받은 서간은 주로 선지(禪旨)를 서로 탁마하는 내용이 많다. 즉 수행 방법이나 과거의 선승들이 남긴 구절에 대해 질문하거나 답하는 것이 많고, 많은 게송이 실려 있기도 하다. 한용운과 주고받은 서신에도 주로 도(道)에 관한 이야기가 많으며, 특히 향곡(香谷, 1912∼1978)과 왕래한 6통의 편지는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게 전개되고 있어 흥미롭다.

경봉이 만성(萬性) 비구니에게 보낸 편지에는, 경봉이 “지금 진심을 내고 있나 안 내고 있나 진심에 간섭치 아니한지 듣고자 하오.”라고 보내자 만성이 답신을 보내어 “장마에 심심하십니까. 감자 넣은 송편을 많이 자십시오. 백일대적은 남의 집 살림을 엿봐요. 손뼉 치고 하하하.”라고 답하였다. 그러자 이에 대해 경봉은 “패전(敗戰)된 적장(賊將)을 차마 목 베이지 않는다. 암캐가 짖을 때는 하늘이 밝지 못하고 장닭이 운 후에는 오경(五更)이 처음 된다. 하늘 수박이 땅에서 난다지. 쯧(咄)”이라고 답하고 있다.

경봉은 특히 한암과 27통이나 되는 편지를 주고받고 있어서 그 친밀함을 알 수 있는데, 한암은 경봉보다 16세 연상이었다. 편지를 왕래한 기간은 1928년에서 1949년에 걸쳐 있으므로 주로 한암이 오대산(五台山) 상원사(上元寺)에 주석할 때였으며, 한암의 사망 직전까지 서간을 왕래하였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951년에 한암이 사망하였을 때 작성한 경봉의 추도문도 실려 있어 둘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엿보게 한다.

또한 근대기의 개화사상가였던 이동인에 대해서는 남아있는 자료가 거의 없는데, 본서에는 일본 동본원사(東本願寺)의 승려였던 오쿠무라 엔신과 주고받은 서간 2통이 실려 있어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의의와 평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근대 한국불교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근대사 연구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러나 편지를 주고받은 연도(年度)를 기록하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참고문헌

『삼소굴소식』(석명정 역주, 통도사 극락선원, 1997)
집필자
정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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