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南人)계 유학자 장현광(張顯光)이 1631년(인조 9)에 저술하였다.
우주설(宇宙說)은 소옹학파(邵雍學派)의 형이상학적인 우주론(宇宙論) 논의와 달리, 인간이 살고 있는 실재하는 우주의 생성과 변화, 소멸에 대한 철학적 논증이다.
장현광은 다음과 같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한다. 인간이 살고 있는 현재의 천지는 얼마나 광대한가? 이 천지는 유일한가? 아니면 또 다른 우주가 존재할까? 현재의 우주는 소멸할 것인가? 현 우주의 소멸 후에 또 다른 우주가 생겨날 것인가? 그러한 또 다른 우주는 현 우주와 어떻게 다른가? 장현광의 답변은 기본적으로 소옹(邵雍)의 ‘ 원회운세설(元會運世說)’이라는 우주주기론(宇宙主氣論)에 기반하면서도, 수비학적 논의에서 벗어나 자연의 이치가 수학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자연의 모든 변화를 수학에 의해서 파악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관점에 서 있었다.
장현광이 펼친 우주는 무한하다는 점에서 송대(宋代) 중국 성리학자들의 우주론 논의를 뛰어 넘었다. 시간적으로 현재의 우주 이전에 무한한 우주가 있었고, 이후에도 무한한 우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았다. 뿐만 아니라, 공간적으로도 현 우주와 다른 우주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논리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그 존재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러한 다우주론(多宇宙論) 논의는 훗날 최석정(崔錫鼎)과 홍대용(洪大容)의 다세계설(多世界說)로 이어졌다.
1631년, 서양 천문학과 우주론이 유입되어 그 영향을 받기 시작하던 시기였지만 장현광의 우주론은 그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서양 우주론의 영향을 받기 직전, 가장 진전된 내용의 체계적이고 정합적인 성리학적 우주론의 순수한 모습을 보여 주는 우주론으로 평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