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회운세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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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12만 9,600년의 주기로 개벽(開闢)과 만물(萬物)의 종말을 거듭하는 것으로 상정하는 이론.
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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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회설(元會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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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원회운세설은 우주가 12만 9,600년의 주기로 개벽(開闢)과 만물(萬物)의 종말을 거듭하는 것으로 상정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북송 시대의 유학자 소옹(邵雍, 1011~1077)의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에 실려 있다. 북송대 이래 성리학을 수용하여 학문의 근간으로 삼았던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우주론적 사유와 상수학적 논의를 수행할 때에 중요하게 취급하였다.

목차
정의
우주가 12만 9,600년의 주기로 개벽(開闢)과 만물(萬物)의 종말을 거듭하는 것으로 상정하는 이론.
내용

원회운세설(元會運世說)은 우주가 12만 9,600년의 주기로 생장성장(生長成藏)의 변화를 거듭하는 것으로 상정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주적 기운의 변화는 1년 중 계절이 춘하추동(春夏秋冬)으로 변화하는 것과 유사하다. 즉, 봄에 만물이 생겨나고 여름에 번성한 후 가을에 열매를 맺고 겨울에 쇠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주적 차원의 기운 변화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과정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원회운세(元會運世)란 이러한 우주적 변화의 마디들이자 시간적 단위를 의미한다. 우선 1원(元)은 12만 9,600년의 기간에 해당한다. 1원은 12개의 회(會)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1년이 12개월로 이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이다. 12개의 회에는 십이지(十二支)의 이름이 붙여져서 자회(子會), 축회(丑會), 인회(寅會), 묘회(卯會) 등으로 지칭되었다. 이때 자회의 시기에 하늘과 땅이 새롭게 시작되는 것을 개벽(開闢)이라고 한다. 또한, 1만 800년의 기간에 해당하는 1회는 30개의 운(運)으로 나누어지고, 1운은 다시 12개의 세(世)로 나누어진다. 그러므로 1운은 360년에 해당하며, 1세는 30년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이를 도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1世 - 30年
  • 1運 - 12世 - 360年
  • 1會 - 30運 - 360世 - 10,800年
  • 1元 - 12會 - 360運 - 4,320世 - 129,600年

원회운세의 숫자들은 30과 12의 반복적인 곱을 통해 얻어지는데, 30과 12의 반복적인 곱셈의 과정과 129,600이라는 숫자를 자연 세계의 대칭성과 조화를 드러내는 상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우주적 변화의 주기는 단지 1원(元)의 차원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소옹(邵雍, 1011~1077)에 따르면, 1원은 그보다 훨씬 길고 오래된 시간적 주기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원회운세를 만들어 내는 기본적인 숫자인 30과 12는 그 자체로서 우주론적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취급되었다. 즉 30의 두 배는 육십갑자의 60이 되는데, 이는 『주역(周易)』의 64괘의 숫자와도 연관된 것으로 생각되었다. 12는 십이지지(十二地支)의 숫자이면서도 역학(易學)에서 거론되는 12벽괘(辟卦)의 숫자이기도 하다. 한편 30과 12의 곱인 360은 태양년의 날짜 수와 유사하고 『주역』의 전체 효수인 384와도 유사하다. 유학자들은 이들 수치들이 실제 역법에서 사용되는 삭망 일수나 1년 동안의 달수와 일치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지만, 수치의 단순함과 상수학적 연관의 편리성에 매료되어 30과 12와 같은 단순화된 수치들이 유효 숫자가 긴 실제의 천문학 상수들보다 우주적 대칭성을 더 잘 드러낸다고 생각하였다.

사실 소옹이 지은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에는 원회운세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달려 있지 않다. 그는 『황극경세서』에서 원회운세의 틀을 이용해서 단지 연대기(Chronology)를 작성하고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즉 『황극경세서』에서 소옹은 12만 9,600년의 주기와 원회운세의 틀에다 중국의 역사적 사건들을 배열한 우주론적 기년서(紀年書), 즉 연대기를 작성하여 제시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원회운세를 12와 30의 반복적인 곱셈의 과정으로 설명하는 위의 구절은 소백온(邵伯溫)과 채원정(蔡元定)이 『황극경세서』의 내용을 해설한 것에서부터 유래한다.

원회운세설은 북송대 이래의 성리학을 수용하여 학문의 근간으로 삼았던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우주론적 사유를 수행하거나 상수학적 논의를 진행할 때에 흔히 채용하였던 이론이었다. 특히 17세기 이후 조선의 유학자들은 소옹의 영향을 받아서 원회운세의 주기에 맞추어 한반도의 역사를 배열하는 우주론적 기년서를 편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예로 신익성(申翊聖, 15881644)이 저술하여 선조에게 바친 『강절선생황극경세서동사보편통재(康節先生皇極經世書東史補編通載)』(1634)와 홍계희(洪啓禧, 17031771)『경세지장(經世指掌)』(1758), 서명응(徐命膺, 1716~1787)의 『황극일원도(皇極一元圖)』(1774) 등이 있다.

한편 원회운세설은 조선 말에 동학(東學) 등에 의해 개벽(開闢)의 이론으로서 말세론적 담론, 묵시론적 담론이 확산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의의 및 평가

소옹에 의해 창시된 원회운세설은 성리학에서 우주적 변화를 논의하는 이론적 틀을 제공하였으며 상수학적 논의의 내용을 구성하는 개념이었다. 원회운세설은 북송대 이래의 성리학을 수용하여 학문의 근간으로 삼았던 조선시대 유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즉 조선의 유학자들이 우주론적 사유를 수행하거나 상수학적 논의를 진행할 때에 가장 기본적으로 채용하였던 이론이었다. 조선 말 이후에는 개벽 담론이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데에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참고문헌

원전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

단행본

Henderson, J. B., 『The Development and Decline of Chinese Cosmology』 (Columbia University Press, 1984)
Smith, K. et al, 『Sung Dynasty Uses of the I Ching』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0)

논문

박권수, 「조선 후기 상수학의 발전과 변동」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6)
집필자
박권수(충북대학교 교양교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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